10일간의 수련 끝에 나에게 던진 2026년 화두는 "죽으려 하는가? 살려 하는가?"다.
그만큼 2026년은 중요한 해다. 이는 생물학적 생존을 넘어, 매순간 깨어 있느냐, 아니면 망상 속에 잠들어 있느냐를 묻는 화두다.
나는 명상 수련을 유발 하라리의 명상법으로 유명한 S. N. 고엔카(Satya Narayan Goenka)의 '위빠사나(Vipassana)' 수련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진경 스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부처님의 원형 가르침에 충실한 '사마타(Samatha)' 수련을 하고 있다.
두 수련 모두 남방불교에 뿌리를 둔 명상법으로 비슷한 듯하지만 확연히 다르다. 위빠사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수련법으로, 신체의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인식하는(바디스캔) 수련법이다. 반면 사마타는 신체의 한 부위인 코끝과 입술 사이의 호흡에 집중하는 수련이다. 즉, 사마타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집중(止)'이고, 위빠사나는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觀)'이다.
위빠사나로 시작했지만 사마타에 이토록 집중하는 이유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와 관성은 10일간 묵언을 하며 인중 위의 미세한 호흡에만 집중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하루에도 몇백 번 좌절하지만, 인내하고 다시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10일이 흐른다. 습성은 조금씩 바뀌고, 일상의 판단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돌이켜보면, 사업이라는 것이 백 번 잘해도 단 한 번의 오판으로 망하는 게 현실이다. 나에게는 경주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이 그러했다. 화려하게 주목받았지만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낳았고, 몸과 마음까지 황폐하게 만들었다.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으려면 매일 깨어 있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정신은 하루에도 수백 번 오락가락한다. 아마도 SNS와 엄청난 정보의 양이 한몫하리라 생각된다. 과함이 오히려 모자람보다 못한 것이다. 여기에 정신을 흐리게 만드는 술과 유희, 아첨하는 사람들이 끼어들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온전하게 내 스스로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할 수 없다.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노출된 환경 속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자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낀다.
이점에서 '사마타(Samatha)' 수련이 도움이 된다. 군더더기가 없다. 요령도 없다. 오직 한 가지 방법만 있을 뿐이다. 모든 생각을 중단하고 "닥치고 호흡에만 집중해"가 '사마타(Samatha)'다.
이번 수련 때 스승이시자 수다원(성자의 흐름에 든 자)이신 진경 스님께 여쭤보았다. "레이달리오, 유발하라리, 스티브 잡스, 잭도시 등은 작가로서, 사업가로 명상을 잘 활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시 돌아간 일상에서 어떻게 수련하는 것이 올바른 걸까요?"
답변은 역시나 '사마타(Samatha)'였다. 닥치고 호흡에만 집중하라는 말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일할 때는 일에만 집중하고, 매일 일정 시간 정해 놓고 호흡에만 집중하라는 말이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일반 중생은 명상할 때 일 생각을 하게 되고, 일할 때는 잡념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역시 텅 빈 방 안에서 명상했다고 한다. 분리되어야 하는 것이다.
10일간 묵언과 하루 2식,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오롯이 닥치고 호흡에만 집중하며 산중 10일을 보냈다.
2026년, 나에게 묻는다. "죽으려 하는가? 살려 하는가?"
생물학적 생존을 넘어, 매순간 깨어 있을 것인가, 아니면 망상 속에 잠들어 있을 것인가를 나에게 다시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