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잔향

by 로다온

우리는 끝났는데

공기는 아직 너를 기억하고 있다


창문을 열면

아주 옅게

너의 웃음이 스며들고


밤이 깊어지면

대화 끝에 남겨두었던

마침표 하나가

가슴을 톡 건드린다


사랑은 다 식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추억은

식지 않는 향처럼

조용히 머물러


다시 돌아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때의 내가

참 진심이었단 걸

알고 있어서


너를 놓은 건

너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래서 오늘은

그리움 대신

고맙다고 말해본다


한때

내 심장을 가장 크게 뛰게 했던 사람


이제는

바람처럼 스쳐 가는

잔향으로만 남아도

괜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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