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Frontier in Nutrition이란 곳에서 와인러버들이 환호를 지를 만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다년간 연구결과 와인은 암발생과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췌장, 피부, 폐, 뇌암을 비롯한 전반적인 암에 좋습니다.` 보고서를 읽다 보니, 와인은 암을 예방하는 슈퍼푸드처럼 보인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 막걸리가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신문지상에 오른 적이 있었다. 순진하게 이 기사를 고지 곧대로 믿어버리면, 암 예방과 퇴치를 위하여 삼시세끼 와인과 막걸리를 돌려마셔야 할 터이다. 그런데 참으로 괴이하다. 막걸리를 그토록 퍼 마시고, 와인을 입에 달고 산 필자는 왜 암에 걸렸나? 적게 마셔서 그런가?
그래서, 정말 와인은 암에 좋은가를 알아보기 위해, 와인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의 암연구소 자료를 찾아보았다.
이탈리아 암연구소가 바라보는 와인은, 알코올음료의 한 종류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알코올은 정신질환, 간질환 등 다양한 병의 원인이며, 음주운전 등 사회에 피해를 끼치는 중독성 물질이다. 관련된 암은 구강, 식도, 위, 대장, 췌장, 담낭, 간암이며 특히 유방암에도 관련된다. 이탈리아 남성 암환자 중 10퍼센트, 여성은 3퍼센트가 알코올이 원인이 되어 암이 발병했으며, 암 사망자 중 4퍼센트가 알코올 섭취로 인한 것이다.
술 마신다고 유방암이 걸려?
Covid-19를 제외하면, 이탈리아 여성 사망 5번째 원인이 유방암이다. 그런데 이 유방암이 알코올은 긴밀한 관계가 있다. 유방암의 5-11% 정도 원인이 알코올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매년 2,500에서 5,000명이 알코올로 인해 유방암이 걸리는 셈이다.) 특히, 가임기의 젊은 여성이 알콜성 유방암 발생 확률이 크다. 알콜 독성이 보다 강하게 작동되는 연령대라는 점. 알코올이 유방암의 원인인 에스트로겐의 활성을 강화시킨다는 점 때문이다.
알코올은 어떻게 암을 발생시키나
1. 점막세포에 악영향을 주며, 점막세포가 손상되었을 때 회복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구강암과 식도암 발생가능성을 높인다.
2. 간에 염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암 발생가능성을 높인다.
3. 장에서는 알코올이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며, 대장암이나 유방암 발생을 막아주는 엽산의 장내 흡수를 방해한다.
4. 안드로겐이나 에스트로겐 같은 생식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고, 이로 인하여 혈액 내에 생식호르몬의 함량이 높아지게 되면, 생식세포의 과다 분열 등으로 인한 유방이나 생식기 암 발병원인이 될 수 있다.
5. 알코올은 과식을 유도한다. 과식은 비만을 불러오고 비만은 다양한 암의 원인이 된다.
술 질과 양? 어느 게 더 암에 관련이 높나?
알코올은 와인, 맥주, 소주 같은 종류와는 상관없이.. 그 양이 암 발생과 밀접하다.
이탈리아 암연구소는 성인 남자의 경우 125ml 와인 두 잔 이내, 여성은 한잔 이내를 제안하였고, 나이가 먹을수록, 알코올분해가 늦춰지므로 그 양을 더 줄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술 마시면 담배가 잘 받는데, 문제는 없을까?
알콜은 돕는 일을 잘하는 물질이다. 그리고 담배와의 조합은 대단히 훌륭하다. 다만 그 일이 암을 발생시키는 일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특히 구강암, 식도암, 간암은 거드는 정도가 아니라 암 발생을 배가 시킨다. 과량의 음주와 담배를 조화롭게 지속시키면, 암 발생확률을 10배 이상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주변서 보면 암환자인데도 음주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암치료 기간 중 혹은 치료가 끝난 후 음주는 재발 위험과 동시에 사망율을 높인다. 알콜은 항암제와 같이 작용을 하여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키며, 특히 정신적인 문제를 심화시킨다. 게다가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환자가 다른 질병에 감염될 가능성도 높게 한다.
암치료 후 13년간 아무 문제 없이 사시다, 갑자기 암이 재발해 수술대에 오르신 분이 있다. 건강에 좋다는 와인을 꾸준히 마시던 분이다. 암과 관련된 가장 좋은 음주법은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와인을 마시고 싶으신 분에겐 가능한 유기농 와인을 추천하고 싶다. 왜냐면 와인에도 미량이지만 농약이 함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포도를 키울 때 뿌린 농약 중 일부가 와인에까지 남아 있다는 건, 유럽 식품처의 자료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통상 위험수준까지는 아니라 하지만, 누가 아는가? 화학물질을 잘 거드는 알코올이 농약에는 어떤 조화를 부릴지. 아직 이에 대한 연구는 없거나, 극히 제한적이라고 알고 있다.
암이 재발하여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이신, 지인분의 빠른 쾌유와 건강한 삶으로의 복귀를 기원드린다.
https://www.airc.it/healthy-life-with-airc/en/the-link-between-alcohol-and-cancer?nl=1
https://data.who.int/countries/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