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싱크 탱크 중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AEI)란 기관이 있다. 1938년에 설립되어, 다소 보수적 시각에서 정책 및 경제 분야 분석 및 연구를 한다. 이 기관에서 최근 UN 소속 국제기구를 3 등급으로 분류한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에 이익이 되는 국제기구와 그렇지 않은 기구로 나눈 것이다.
https://www.aei.org/un-review/
미국이 지원은 하는 기구 중, 미국의 안보, 외교, 경제에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에 따라 3등급으로 구분하였다. 1등급 조직은 미국의 이익에 상당히 기여. 2등급 조직은 일부 미국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지만, 주요 미국 정책 우선순위는 아님. 3등급 조직은 미국 정책과 상충되거나, 미국의 이익에 부정적인 기구다.
UN은 티브이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어마어마한 능력자들이 우글거리는 기관이 아니다. 선진국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미국이나 EU의 전문가들이 UN 전문가를 그리 존중하지 않는 이유다. UN이 미국이나 EU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기꺼이 하는 이유기도 하다. 게다가 UN 기구는 관료화가 진전되었으며, 기구마다 효율성과 국제사회 기여도가 다르다.
예를 들자면 WHO가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익히 경험한 바와 같이 WHO(세계보건기구)는 그 필요성은 납득되지만 코로나 19 때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미국 AEI의 기구별 평가는 미국 국민들의 세금을 제대로 사용하자는 노력의 한 결과물이다.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으로 지원되는 국제기구. 제대로 선별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그리고 이 분석결과는 일정수준 이상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 분석을 주도한 연구자들이 국제기구 및 미국 정부에서의 경험을 균형있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UN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3등급에 속한 국제기구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미국의 이익과 상충되는 것 만은 아니라고 본다. 많은 선진국의 이익과 상충될 가능성이 있는 조직이다. 어느 선진국이고, 국민의 세금으로 국제기구를 지원하는 건 다를바 없다. 우리도 선진국이다.
다만, 지구온난화 부분은 다른 각도로 분석해야 한다. AEI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의를 부정적으로 보는 단체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구에서 탈퇴하거나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는 것을 권고할 3등급에 포함된 국제기구는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 식량농업기구
Human Rights Council : 인권이사회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 국제형사재판소
International Fund for Agricultural Development : 국제농업개발자금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 국제재생에너지기구
UN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 유엔무역개발회의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 유엔개발계획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 유엔교육과문화기구
United Nations Entity for Gender Equality and the Empowerment of Women : 유엔양성평등 및 여성권익증진기구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 유엔기후변화협약
United Nations Human Settlements Programme : 유엔인간정주계획
United Nations Industrial Development Organization : 유엔사업개발기구
United Nations Institute for Training and Research : 유엔훈련연구원
United Nations Population Fund : 유엔인구기금
United Nations Relief and Works Agency for Palestine Refugees in the Near East : 유엔근동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
United Nations System Staff College : 유엔시스템스 직원대학
United Nations Tourism : 유엔관광대학
United Nations University : 유엔대학교
World Health Organization : 세계보건기구
반대로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1등급의 기구는 다음과 같다. 회원 자격 유지, 참여, 그리고 재정 지원을 권고한 기구다.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 국제원자력기구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 국제민간항공기구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 국제해사기구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 국제전기통신연합
United Nations : 유엔
Universal Postal Union : 만국우편연합
World Food Programme : 세계식량계획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 세계지식재산권기구
중간에 위치하여 어느 정도 미국의 국익에 부합된다고 보는 2등급 기구는 다음과 같다. 회원 자격 유지를 요구하지만, 기금 조정을 권고했다.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 국제사법재판소
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 : 국제노동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 국제이주기구
Joint United Nations Programme on HIV/AIDS : 유엔 HIV/AIDS 공동프로그램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 유엔인권 고등판무관 사무소
organization for the Prohibition of Chemical Weapons : 화학무기금지기구
The Global Fund to Fight AIDS, Tuberculosis and Malaria :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 국제기금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 : 유엔아동기금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 유엔환경계획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 유엔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
United Nations Office for ProjectServices : 유엔 프로젝트서비스 사무소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 유엔기상기구
우리나라는 국제기구 측면에서 보면 매우 착한 나라다. 국제분담금을 세금처럼 생각해서, 우리 국익과는 별개로 따박따박 제때에 지불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70,80년대 공무원 사회 같은 경직되고 비효율적인 관료시스템으로 똘똘 뭉쳐, `왜? 저런 기구에 피 같은 세금을 줘야 하지?` 하는 기구에다도 따박따박 낸다. 이런 착함은 자기들끼리의 용어로 호구라고 명한다.
세금을 내는 국민이 그 실체를 알고서 화내지 않을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협력을 해야 할 거라고 본다. 우리나라가 호구 나라가 되지 않을 중요한 걸음이다.
PS. 진심으로, 이 결과표를 우리 국익에 맞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청와대에 보고했으면 좋겠다. 아니다. 그냥, 이 결과표를 가공하지 않고 보고하는 게 더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관련부처가 그 실상을 오히려 더 잘 알고 있을 터이니. 유감스럽게. 우리나라에서 이 분석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