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기구 한국인이 바라본, 우리 해외원조

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by 이타카

한 달 전쯤, 일본 대표단과의 회의를 주선하고 참여했다. 일본 대사관 직원 두 명, 일본 농무성 직원 1명, 6-7명은 스타트업 업체 및 중견업체 관계자였다. 일본정부가 해외원조를 통해 일본 업체를 돕는 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흥분했었다. 참가한 업체들은 국제기구와의 협업을 원했다. 주먹구구식 협업이 아닌, 전문기관의 가이드를 통한 국제기구와의 협업이었다. 그 모습이 부러웠다.


어제는 오랜만에 모 국가에서 일하는 한국인 동료와 화상회의를 하게 되었다. 회의 과정에서 이곳에 해외원조 차원에서 진출하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의 작은 업체가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에서 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겠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곳 정부도 그 업체의 기술과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높단다. 사실 가난한 나라 입장에선 우리나라의 중견업체의 대규모 시설과 기술은 그림의 떡이기 십상이다. 기반도 없고, 인력도 없고, 설사 설치한다 해도 가동과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취지도 좋고, 상황도 좋지만 답이 궁했다.


더듬어 올라간 기억은 부정적인 답을 했기 때문이다. 한 7년 전. 우리나라 업체를 해외원조 사업에 참여시키려 했다는 모 기관의 공무원과의 대화가 답이었다. 해외원조에 참여하겠다는 업체의 무지함, 주먹구구식 지원의 문제점, 결과적으로 국가예산만 축내는 것 아니냐는 불만.


우리 세금으로 지원하는 해외원조에, 우리나라 업체가 진출하는 건 문제 될 리 없다. 실제 많은 해외원조 국가에서 MOU 형태로 그들 나라 업체를 사업에 포함시킨다. 물론 UN 기관에 따라 이를 엄격하게 통제하려는 곳이 있다.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 가서 보면, 중국산 저가 장비로 도배하고 있다. 입찰이라는 시스템이 주는 결론이다. 여하튼, 이런 식으로 UN 기구에 말려 들어 버리는 나라는 호구다. UN 기구도 나라를 봐가면서 MOU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UN의 모 기구와 우리나라의 협력에 대하여도 말을 꺼냈다. 미국 모 연구소에서 지원을 끊어야 한다고 지정한 기관이었다. 필자도 그 기구에 대해 들었다. 보고서만 능하고, 현장 일은 병맛 수준인 기관이라는 소문이다. 그런데 그 기관과 우리나라가 중점적으로 협력하고 있단다. 그들 나라에 꼭 필요한 지원이 아니라, 그들 나라 정치인이 지정한 지원에 돈을 지원한단다.


더하여 그는 우리나라 기관은 열의에 너무 넘쳐, 그들 나라에서 지원을 원하지 않는 원조를 해주겠다고 설레발 하는 게 안타깝단다. 원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그들 나라에서 원하는 일들 중, 우리 입맛에 맞는 일을 찾아 도와주는 것이지. 그들이 그리 원하지도 않는 분야를 도와주겠다고 하는 게 아니다.


두 사례 모두 호구짓이다. 그는 원조를 지속적으로 해줬던 C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무시한 이유가 이런 식으로 원조를 해서가 아니겠냐며, 흥분했다. 흥분하지 말라했다. C 나라는 그나마 아시아라서 그 정도지, 다른 대륙이었으면 더 처참했을지도 모른다 대꾸했다.


회의 말미에, 그에게 질문 겸 제안을 했다. `당신 같이 현장 경험이 많고, 능력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 해외원조 정책 수립에 깊이 관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란 내용이다.


그는 손사례를 치며, 경험도 부족하고, 능력도 없단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유도 얼추 짐작할 것 같았다. 국제기구에 남기를 원하는 그가, 국제기구에 손해가 될 수 있는 하긴 어려울 게다. 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들지 않는 일은 결국, 국제기구가 대한민국을 부담스러워하게 하는 일이다. 대한민국을 존중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설사 잘못되면, 본인만 손해인 일이다. 조선시대 안용복 꼴이 날 일이다.


어제는 회의 기간 내내 얼굴이 뜨거웠다. 감기라도 걸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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