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간혹 타고난 인재를 만나기도 한다. `저런 사람이 해외원조 정책을 총괄하면 우리나라가 호구소리 들을 일은 없겠다.` 싶은 인재다. 하나를 알려주면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선물꾸러미를 보여주는 인재다. 이 분에게 해외원조를 통한 단기적 이득과 손에 잡히는 성과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면, 딱 한마디를 할 듯싶다. `그걸 못하는 나라도 있어요?`
그 인재는 그걸 못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것을 사업을 통해 배우는 중이다. 최근에 정부가 뒤집어진 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국제기구 소속 현장활동가이다.
네팔 정부는 오래전부터, 네팔 국민들의 건강상태를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바탕은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쌀에 영양소를 인위적으로 첨가한 `영양강화쌀` 제조에 관심이 높다. 정부가 뒤집어 졌어도, 이 정책은 모든 국민에게 중요한지라 계속되고 있다.
네팔은 이 영양강화쌀 제조에 도움을 얻고자, 대한민국과 인도를 염두에 두고, 우선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팔의 보건부 담당국장이 실무자를 이끌고 방문하여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수준, 열정을 견학하고 크게 만족했다. 인도 방문단은 규모를 줄이고, 실무자 몇 명만 보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을 게다.
그 중심에는 이 현장 활동가가 있었다. 네팔 국민의 영양을 개선하고자,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위한 마중물 격인 프로젝트를 제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필자에게 초기부터 여러 조언을 구했다. 협력사업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이득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자 제안을 했었고, 그렇게 사업내용에 SSTC에 대한 개념을 약간이나마 포함시켰다.
요즘 이 현장활동가는 반쯤 멘붕에 빠졌다. 네팔정부 관계자도 만족한, 네팔이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규모 업체의 대표님 있는데, 이분이 네팔에서 일하게 끔 지원하는 통로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한 경험과 기술이 있기에, 정부의 지원이 얼마만이라도 된다면 참 좋겠다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해외원조 지원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네팔 국민에게 도움이 될까 싶은 디지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학교 건립과 네팔에서 더 절실한 병이 있는데, 이를 외면하고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병을 치료하는 병원건립을 지원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의사였기에 병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커 보였다.
일본 이야기를 들려줬다. 일본은 중견업체와 스타트업이 협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 이를 지원하는 조직, 이를 서포트하는 공무원이 있다고 말해주면서. 우리나라도 이 시스템을 베꼈는데, 잘못 베낀 것 같다는 요지다.
원조현장에 필요한 기술은 그 나라 국민이 필요한 기술여야 한다. 아니면 그 나라 정부에서 요청한 기술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그런 기술과 시설은 우리나라 1980년대 기술이면 족하다. 더 깊어야 1990년대 기술이면 넘칠 수도 있다. 이 기술과 시설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시대에 뒤떨어져 사라지는 수많은 일자리의 중심에 이런 기술과 시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6조 8000억이나 되는 원조예산 중 일부를 이런 클래식한 기술력과 시설을 보유한 업체가 개발도상국에 진출하여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한다면. 사라지고 있는 많은 일자리를 보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제조업이기에,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전에 소개한 `경운기`가 그 대표적인 장비며, 이를 제조 관리 운영하는 것은 클래식한 기술와 시설이다.
예산은 이미 충분하고, 다른 나라는 이미 하고 있고, 지속가능한 이런 일자리 창출에 우리 정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선진국은 이미 수십 년부터 하고 있는 일인데. 우리는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이 현장활동가에게 만약 제안한 프로젝트를 한국정부가 지원하기로 한다면, 무엇부터 해야 된다고 생각하냐? 했더니. 단박에 MOU에 프로젝트 비용의 일부는, 한국 기술 도입과 장비 도입에 사용해야 하고, 이는 국제기구-대한민국-네팔의 협의로 진행한다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했다. 다른 나라도 이런 식의 MOU를 작성한 후 이를 근거로 그들 나라의 기술과 업체가 일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이 말에 필자는 우려의 말을 덧붙였다. `아마 생각하고 있는 그 업체가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는 기술력과 네팔정부의 만족과는 다르게, 규정에 매달려서, 공개입찰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아요. 기술력이 떨어지는 업체가 올가능성, 혹은 정책방향에 의하여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이들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MOU 작성 시 이를 고려한 문구를 포함시켜야 할 거예요.`
우리나라가 해외 원조에 필요한 적정기술이 뭔지. 그들 나라의 현실이 어떤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우려다. 적정기술에 대한 말은 풍성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말밥뿐인듯 한 느낌이 적지 않다.
필자는 4년 전에 책을 냈었다. 우리나라가 원조 현장에서 하도 호구짓을 봐서. 그러지 말자는 책이었다. 요즘 보면 변화는 있어 보인다. 해외원조에서 국익을 고려해야 되겠다는 말도 하고. 현장에서의 갑질은 좀 더 심해지고. 글쟁이의 투정은 오해만 불러일으키는 건 아닌지 싶다. 그래서 이번 글은 돌려 까기가 아닌 정곡을 찌르는 글로 하려 노력 중이다. 해외원조 정책을 수립할 땐, 이에 적합한 적정 인재가 깊숙히 참여해야 하며, 가능한 총괄자 역할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다음은, 해외원조를 통해 우리가 절실히 얻어야 할 사항과 그에 필요한 전략을 제시하겠다. 대한민국이 해외원조를 통해 지속가능하게 잘 살기 위한 답을 얻어가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