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가 안 되는 전략 6.

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by 이타카

해외원조에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 중 하나는 겸손이다. `우리나라가 더 잘 사니, 너희는 나보다 아래야.` 하는 마음을 먹는 순간,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자원보다, 상품 시장 보다, 더 중요한 그들에게로부터 배울 기회를 잃는다.


`아니, 못 사는 나라로부터 무엇을 배워요?` 할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정말 배워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정치와 국민의 권리다. 선진국에서만 정치를 배우고, 국민의 권리를 배우려는 건 오만이다.


그제 탄자니아 발, 정치토론을 BBC를 통해 들었다. 주제는 `바른 지도자`다. 국민을 위한 청렴하고 능력 있는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다. 아마 이 방송을 여러분이 들었다면 깜짝 놀랄 듯싶다. 영어만 아니라면, 그 말을 하는 사람이 탄자니아 정치인과 국민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방송에 나와도 충분히 납득한 만한 수준의 토론이었다.


개발도상국, 아무리 가난한 나라라도 그들의 지도자급 중 상당수는 선진국에서 배웠다. 그들 나라의 정치인도 비록 선진국은 아니겠지만, 서적과 인터넷을 통해 선진국의 시스템을 잘 안다. 국민이라고 다를 바 없다. 선진국에서 말하는 국민의 권리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머리로 아는 부분과 실제 행하는 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게 가난한 나라다. 이건 이념과도 거리가 있다. 자유민주주의 혹은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물론 일정 수준 차이는 있겠지만, 종국에는 국민의 마음을 휘어잡은 정치인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국가가 바뀐다. 그런 정치인에게 지지를 보내는 국민의 수준에 따라 국가가 바뀐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게,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인 이유가 있다. 선진국은 시스템과 국민의 수준이 올라가 있어, 리더가 국가를 흔들 여지가 적지만, 개발도상국일수록 리더의 역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인 듯싶다.


최근 정권이 무너진 네팔이나 마다가스카르, 무정부 상태가 돼버린 하이티. 자원강국이 빈국으로 전락한 베네수엘라. 이들이 다시 일어설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복잡한 경제학이론이나 이념을 가져다 대지 않고, 단순히 가난한 나라의 전례만 들여다봐도, 이들 나라가 일어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들 나라가 원래부터 이런 건 아니었다. 시작은 꿈과 희망이었다. 국민들이 믿고 신뢰한 리더들이 선출되었으나, 이 리더들이 나라를 가난과 절망으로 빠뜨렸다. 가난과 절망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여 신음하는 국민들에게, 그래도 나를 믿어라 한다. 선택지는 있었겠지만, 그 선택지는 지속적으로 사라진다. 그렇게 악순환은 계속된다.


여러 가난한 나라를 살펴본바, 선진국과 비교해 본 바. 국민들이 선출한 리더가 잘못된 정책을 선택하지 못하게 생각을 걸러주는 건, 공무원 같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공무원의 전문성은 약하고, 부패하고, 정치인의 지시에 충실하다. 선진국일수록 공무원의 전문성이 강하고, 청렴하고, 정치인의 부당한 혹은 우려되는 판단에 의견을 제시하고 타협점을 찾는다.


이 부분은 의외일 수 있다. 저명한 교수도 아니고, 국회도 아니고, 야당정치인도 아니고, 사법시스템도 아니고.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정책을 집행하고 다루는 건 공무원이다. 정책의 시작과 끝,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다양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직업군이 공무원이다. 특히나 중앙부처 공무원은 그 일만 한다. 그 일을 하라고 월급을 준다. 물론 기본적인 지적역량도 살펴봐야한다. 공무원 선출과정이 어렵고 공정하다면, 그들의 지적역량이 결코 낮지 않을거라고 볼 수 있겠다. 선진국일수록 공정하고 어렵다.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나라의 공무원들과 접한다. 요즘처럼 주요 도너국을 대상으로 일하다 보면, 선진국과 가난한 나라 공무원의 차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잠깐의 대화로는 그들의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 오히려 가난한 나라의 공무원이 말은 더 잘한다. 전문성보다는 정치성이 강해야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일을 같이 해보면, 단박에 그들의 자세와 전문성을 알게 된다. 선진국 공무원들에겐 언제나 배울 점이 있다. 생각을 이야기하면, 그에 대한 사려 깊은 답이 온다. 가난한 나라 공무원들과의 대화는 듣기는 즐거우나, 돌아서면 `저러지 말아야지`하는 느낌이 종종 있다.


정리하자면, 가난한 나라로 부터 가장 먼저 와닿고, 관심이 갔던 부분은, 공무원의 질적인 부분이었다. 청렴성은 당장에 알 수 없어도, 그들의 지식수준과 자세, 질적인 부분은 바로 알 수 있다. 나라를 가난하게 하려면, 공무원의 질적 수준을 낮추고, 전문성을 없애면 되겠구나. 싶었다.


`해외원조`를 통해, 가난한 나라의 정치와 가난한 나라 국민들의 생각을 배우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우리에게 돌아올 이득은 적지 않을 거라 본다. 하지만, 이는 어렵고도 어렵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해외원조를 통해 이 부분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나라가 있는 듯하다. 6년 전에.. 우려했던 부분이 요즘에 너무 극명하게 나타나 놀라고 있다. 이 나라가 계속 이런 식으로 가난한 나라를 따라간다면, 흉내 낸다면, 다음 세대엔 가난한 나라에 합류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다음은, 수혜국으로부터 배울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호구가 안 되는 전략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