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이 많은 나라가 가난하고 배고픈 나라로 몰락할 때, 이를 자원의 저주라 한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이가 지어낸 말이지만, 그런 나라가 의외로 많다 보니 설득력이 생겼다.
베네수엘라는 21세기 들어 자원의 저주로 대표되는 나라다. 풍요로웠던 나라가 하루아침에 가난하고 배고픈 나라가 되었으니. 지켜보는 사람들이 `이건 저주를 받아서야`라는 말을 할 법도 하다. 과연 그런가?
필자에게는 오랜 의문이 있다. 소위 자원의 저주라 불리는 나라를 볼 때마다 반복되는 의문이다. 이번은 베네수엘라와 대비할 수 있는 나라가 있어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았다. 사우디아라비아다.
두 나라다 석유로 먹고사는 나라다. 세계 1,2위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으며, 경제는 석유를 기준으로 집중되어 있다. 베네수엘라는 독재 권력이 쥐 흔드는 사회주의 국가,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이 권력을 쥐 흔들고 그 권력을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주는 독재의 끝판겪인 왕이 지배하는 국가다. 자원의 저주를 받을 충분한 조건이다. 풍부한 자원과 독재.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최빈국으로 추락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종주국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국민들의 탈출 러시로 주변국이 몸살을 앓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일자리를 잡으러 주변국서 몰려들고 있다. 닮은 꼴인데, 결과는 다르다. 왜 그러지?
두 나라를 계속 들여다보다 보니, 인적 자원의 육성과 관리에서 도드라진 차이를 보였다. 두 나라의 독재정권이 이를 중요시하고, 안 하고가 가장 큰 차이 중 하나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문가를 육성하고, 자리를 봐가면서 능력 있는 사람을 임명하고, 미래를 열어갈 인재를 모았으나, 베네수엘라는 아름아름 내편만 챙기고, 말 안 듣는 전문가는 내쫓았다. 그렇게 세월을 보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만한 부분은?
우리나라는 베네수엘라와 반대편에 서 있다. 그러니 배울 바가 없어 보인다. 지하자원은 막말로 새발의 피. 반면에 인적 자원은 베네수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위다. 이런 우리가 베네수엘라에서 배울 건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봤다. 정말 우리가 지하자원이 없나?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니, 과장해서 우리는 굳이 지하자원이 많을 필요가 없는 나라처럼 보였다. 대한민국의 부는 다른 나라의 지하자원을 내 껏 보다 더 잘 이용해 쌓았다. 전 세계의 자원이 내 손안에 있는 듯도 보였다. 대한민국 사람은 그럴 수 있는 능력자다. 내가 아닌 남이 인정한 능력자다.
자국에 지천으로 깔린 석유자원을 제대로 못써 망한 베네수엘라와는 완연히 다르다. 석유를 제대로 관리할, 이를 통해 나라를 제대로 먹여 살릴, 발전시킬 인재 육성을 등한이 했고, 이를 위한 시스템도 붕괴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리나라와 비교해 가며 베네수엘라를 계속 들여다 보면서, 성급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지하자원의 저주`의 실체는 `인적자원의 저주`라는 팻말이 보이는 목적지다.
목적지에 도착하고도 생각은 계속 확장되었다. 어느덧 역사를 더듬게 되었다. 척박한 토양에서 인적 자원으로 부강하게 되었던 나라가 있다. 스파르타. 그리스를 아테네와 이등분했던 강국. 우리나라에 계신 분은 잘 인식이 안되시겠지만, 해외에서 살다 보면 대한민국은 마치 스파르타처럼 아이들을 육성하는 나라다. 그걸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했다. 스파르타 같은 교육시스템, 스파르타 엄마 같은 대한민국 엄마.
외국에서 볼 때, 스파르타와 가장 닮은 꼴 나라가 대한민국일지도 모른다.
스파르타의 멸망은 그 인적 기반이 무너지면서부터였다. 애초부터 비옥한 나라가 아니라, 일당백을 하는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주변의 자원과 노동력을 이용하여 성장하고 발전한 나라였다. 그런 나라사람이 일당백을 못하면서 기반이 무너지고, 그 결과는 나락이었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베네수엘라와 스파르타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알아야 할 타산지석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