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의 길이..

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by 이타카

유럽이나 미국을 가게 되면, 일본만 가게 되어도 우리는 그들 나라의 규칙과 관례를 존중하고 따르려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선 그런 마음이 없는 듯하다. `대한민국이 너희들 보다 잘 사니까, 우리가 너희들 방식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마음에서 일까? 그래서인지, 우리식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려는 게 종종 눈에 뜨인다.


아프리카 공무원의 월급은 짜다. 너무 짜서, 일주일 생활비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재정이 부족한 아프리카 정부에서 공무원을 챙겨줄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프리카 공무원은 알아서 챙긴다. 부정부패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 나름대로 생존방식이다.


해외원조를 할 때, 이 지점에서 충돌이 발생한다. 이상적으로 볼 때,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거니까. 100% 온전히 그들에게 가는 게 맞을 것 같다. 현실은 그들 나라 공무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재정의 상당 부분을 해외원조에 의존하는 그들로써, 해외원조와 관계된 일은 부지기수이고, 여기에 공무원들이 끼어들지 않을 수 없다.


현실에서의 타협이 필요하다. 그들 나라의 관례랄까 나름대로의 규칙 같은. 우리로 본다면 썩은 공무원, 그들이 본다면 원래 이 바닥은 이런.


국제기구에서 절충하는 방편 중 하나는, 공무원이 참여하는 회의와 콘퍼런스를 종종 개최하는 것이다. 그리고 출장비를 UN 기준으로 지급한다. 그들 입장에서 출장 한번 다녀오면 한 달 월급은 넉넉하게 챙겨 올 수 있다. UN 입장에선 현장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한 회의이며, 출장비는 인류는 공평하니까. 우리나라 외국인 근로자도 우리나라 근로자와 동등한 임금을 주지 않나. 참고로 말라위는 1일 임금이 1달러에도 못 미친다.


얼마 전 우리나라 해외원조 비용을 들여다보다 보니. 회의비를 아주 작게 잡아 놨다. 담당자 입장에선 불필요한 회의를 최대한 줄이고, 사업에 좀 더 집중하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회의비는 그냥 회의비가 아니다. 공무원들, 혹은 정치인을 달래는 회의비다.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뻔하다. 정부에서 시큰둥할 터이고, 사서건건 시비를 걸 것이다. `아니 도와주겠다는 데도 그래요?`라는 의문은 하지 말자. 이런 의문을 가진 그 자체가 해외원조를 모른다고 티 내는 것이다.


시간도 챙겨야 봐야 한다. 예전 우리나라에도 코리안 타임이 있었다. 30분 정도 늦는 건, 애교다. 아프리카는 코리안 타임보다 더 지독한 아프리칸 타임이 있다. 서아프리카는 심하고, 동아프리카는 덜한 듯. 아프리카 나라마다 다르다. 그러니, 프로젝트 수행기간을 우리나라에서 1년이면 아프리카는 3년을 잡아도 부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해외원조를 우리나라 잣대를 대면서 왜 이리 늦냐고 다그치는 건. 해외원조 까막눈이나 할 짓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원조 대상국을 잘 살펴봐야 한다. 그들의 관례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존중한다 해도, 우리 기준을 한참 넘어서는 그야말로 아프리카에서도 하위 20% 정도의 나라는 해외원조를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간혹, 정말 거지 같은. UN도 지원을 꺼리는 나라에 지원을 해주고 난 후, 담당자가 곤란을 격은 경우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나라 높은 양반이 덥석 그들 나라에 지원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만약 담당자가 선정했다면, 해외원조에 무지한 담당자이다. 책으로만 공부한, 그래서 시험에만 붙은. 해외원조는 현장을 모르면 안되는 일이다.


해외원조. 개인적 호기심, 친분으로 정하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무지한 사람을 담당으로 해서도 안된다. 이는 국민 세금을 버릴 뿐 아니라, 제대로 된 해외원조 전략을 세우는 걸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전략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해외원조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다.


보고서가 휘황찬란하게 멋들어지게 작성되는 걸 종종 본다. 정책은 디테일에서 결정된다. 껍데기는 글 잘쓰는 사람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치장할 수 있다. 하지만 디테일은 경험과 지식이 온전히 담겨야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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