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라의 의료원조와 식량

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by 이타카

국경 없는 의사회 출신, 지인에게서 제대로 못 먹은 사람에게 의료행위는 큰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이번 말라위 출장에서 들른 병원에서 그녀의 말을 확인하는 계기가 있었다. 폐렴과 에이즈 환자는 어느 정도 영양상태를 확보해야 치료에 들어갈 수 있기에, 영양상태 개선이 우선이란 걸 알게 되었다.


가난한 나라, 배고픈 나라에선 식량과 의료는 한 세트인 셈이다. 이 식량은 무한정 다른 나라에서부터 원조를 받긴 어렵다. 적어도 일정량 이상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기에 농업기술이 필요하다. 영양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전제 조건이 세 가지가 있다. 이 전제가 없는 원조는 국민 세금낭비 혹은 부패한 나라의 부패한 정치인과 관료에게 돈을 떠먹이는 꼴이 될 수 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가슴엔 호구란 훈장이 대롱거릴 수도.


가장 중요한 전제는 그 나라의 의지다. 말로 하는 의지가 아니라, 실제로 식량생산을 늘리고, 국민의 영양상태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에 `우리나라 식량생산을 늘리게 도와주세요.`를 간청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기술을 나눠주세요.`를 외쳐야 한다.


이 전제는 무척 중요하다. 그들 나라에서 관심 없는 농업분야 지원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한숨만 나온다. 지원이란 말을 빼고, 그냥 기후변화를 대비한 농업연구라 하면 납득된다. 원조란 거죽을 둘러쓴 국익에 도움 되는 연구라면 납득에 한 푼 더할 수도 있겠다.


두 번째 전제는 원조하는 기관의 농업기술에 대한 전문성이다. 이 전문성은 대한민국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무척 중요한 척도이자, 수혜국 국민에게도 무척이나 귀중한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농업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농업기술로 지원을 해야 마땅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중국에도 한참 밀리는 듯한 느낌은 무엇일까. 일본과 비교하긴 미안할 정도다.


세 번째 전제는 국익을 위해서 관계부처의 깊숙한 관여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산업을 육성하는 관계부처가 관여를 해야, 국내 산업과 해외원조를 연계시키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기술에 밀리거나 저가의 중국산 제품 공세에 힘겨워하는 산업분야를 해외원조에 연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걸 잘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JICA라는 기관은 관계부처가 깊숙하게 관여되어 있다. 예전에 같이 일한 농림수산성 출신인 일본인 동료는 JICA의 요청으로 태국에서 일을 한 경력이 있었다. 태국에서 농업통계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JICA는 농림수산성에 협조를 구했고, 같이 일했던 일본인 동료는 태국을 위해 몇 년 일을 했다는 것이다.


필자의 바람은 일본을 넘어서는 해외원조다. 중국보다 한수 위인 해외원조다. 그런 날을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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