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호구로 만드는 해외원조
우리나라는 국제기구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가입해서 돈만 쥐어주는 게 능사가 아닌 국익을 위해 이용해야 한다. 그걸 위해 국민 세금으로 국제기구와 협력을 하는 거지. 대한민국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오히려 이런 포장이 대한민국을 호구 취급받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국제기구에서 배워야 할 첫 번째는, 해외원조 선진국들이 어떻게 자기들 이익을 극대화하는지에 대한 배움이다. 복잡하고 엄격해 보이는 국제기구의 규정에는 의외로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몇 년간 국제기구 일을 하면 알아챌 수 있는 구멍이지만, 1,2년이면 담당자가 바뀌는 우리나라 공무원 특성상 이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규정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아는, 그래서 우리 것을 못 챙겨 먹고, 저가 물량 공세하는 나라에 도움을 주는 형국이다.
두 번째는, 정보다. 우리가 접근하기 어려운 다양한 정보가 국제기구에 돌아다닌다. 해외공관조차 파악하지 못한 정보일 수도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해외공관에 파견된 외교관들이 얼마만큼 정보를 취합할 수 있을까. 정말 다양한 분야의 정보가 생성되는데 말이다. 특히 불안한 정국의 국가에선 외교관들이 움직일 범위가 너무나 좁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 같은 경우, 외교관이 자칫 방심하면 납치된다. 그러니 집과 공관, 군인이 지키는 장소를 벗어나기 무척이나 어렵다. 전쟁터인 수단에서 외교관이 활동하기 어렵고, 통제되고 있는 쿠바에서의 외교관의 활동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나라의 정보를 국제기구를 통해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불안정한 나라에서 일하는 국제기구와의 협업은 정보 차원만 보더라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전략이 우리나라엔 다소 미흡한 듯싶다. 글로벌 선진국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
세 번째는 국제기구에 파견하는 공무원의 역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들은 복귀해서 우리나라 해외원조 및 통상의 중심에 서서 일할 사람이다. 다른 나라의 해외원조를 배우고,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국제기구의 일원으로 경험도 하고 그래야 제대로 된 학습이 가능할 터인데.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른 선진국에서도 국제기구에 파견관을 보낸다. 그들은 전문분야에서 제 몫을 하면서 일한다. 그러다가 국제기구에 취직하기도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를 장려하는 모양새이고, 우리나라는 말은 장려지만 선진국처럼 하려면 멀었다.
마지막으로,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 국적 직원들에 대한 결집이다. 선진국들이 그들 나라 국적지원들에게 해주는 모양새는 부럽다.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도, 자기 국적 직원의 수를 늘리고 고위직에 끌어올리려 뛰어다닌다. 우리나라는 참으로 공정하다. 그렇기에 우리 국적 직원들도 공정하게 일하려 노력한다.
개인적으로 양자협력, 그러니까 국가대 국가의 협력에 비판적이다. 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다. 국제기구에 그리 많은 지원을 해주면서, 왜 국제기구를 통해 다른 나라의 노하우를 배우고, 한국 공무원들을 현장 중심으로 일을 배우게 하지 않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되거나, 타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기구의 대외협력관이 되면 가장 빠르게 선진국의 일을 배울 수 있다. 그리된다면 10년 이내로 우리의 해외원조는 크게 달라질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