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해외원조를 해줄 때, 우리나라 업체나 공사와 협업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무척이나 반갑고도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들리는 소식은 다소 당혹스럽다. 우리나라 업체가 현지에서 일하는 데 있어서, 그 파트너가 해당국 정부이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국 정부여야 맞는 거긴 하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전반적으로 관할하는 경우, 현지 사정에 빠꼼하면서도 투명성이 확보된 국제기구나 NGO를 끼고 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필자는 모 국가와 일을 하면서 1년간 지원을 끊었었다. 해도 해도 너무 하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그 인근국가에는 우리나라 지원을 집중했다. 파트너가 역량도 있었으며, 일도 가장 효율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발전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기에, 그 나라 정치인과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협력을 했으며, 이 중간에서 국제기구가 제 역할을 했었다.
이렇게 신뢰를 쌓고, 그 나라를 알아가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 현장을 돌아다니고, 말라리아에 걸려보기도 하고, 테러를 당할 뻔도 하면서 쌓은 신뢰다. 책상머리에서 쌓기 어려운 신뢰이기도 하다. 3년. 필자가 보는 최소한의 신뢰를 쌓는 기간은 현장에서 업무를 한다는 조건에서 3년이다.
그러면, 그 나라 담당자라 칭해도 될 터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병아리티를 겨우 벗어난 수준이지만, 그래도 3년이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해준다. 우리나라는 유감스럽게 중앙부처에서 한 나라를 3년 넘게 담당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본다.
수혜국가의 이런 파트너십은 당장 해외원조를 할 때에도 빛을 본다. 기업에 유리한 정보를 좀더 쉽고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다. 우리 기업이 많이 관여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파트너를 붙여줄수 있는데,. 이만해도 상당한 진척이란걸 현지서 일해본 사람은 안다.
더하여, 우리나라가 아쉬울 때, 개발도상국에서 도움을 이끌어내는 데도 유리하다.
예를 들어 요즘 같이 석유가 귀중할 때, 오랜기간 친밀하게 쌓아올린 파트너십은 빛을 발 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중동뿐 아니라, 아프리카도 남미도 석유가 펑펑 나는 나라가 적지 않다. 이런 나라와 지속적인 해외원조를 통해 신뢰를 쌓고, 그곳의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이 바탕에서 자원외교를 하면, 낭패스러운 순간을 모면하거나, 속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에 우리나라 중앙부처에선 이들 나라와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은 사람이 거의 없을 터이다. 2,3년 근무하는 대사관 직원일지라도 웬만한 붙임성과 사회적 능력이 없다면 이런 신뢰를 쌓긴 어렵다. 평소라면 이런 신뢰가 아쉽지 않을 수 있겠으나, 우리나라가 아쉬우면 다른 선진국도 아쉽기 마련이기에 그렇다. 평소 꾸준하게 파트너십을 쌓아 올린 다른 선진국가의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다.
대안이라 할 수 있는 건, 우리와 협업관계를 맺은 국제기구에서 찾아볼 수 있을 터이다. 운이 좋아, 수혜국과 정치적으로도 잘 연결된 국제기구 인물과 접촉이 되고, 이 사람과 같이 일을 할 수 있다면 좋다. 하지만, 이 역시 국제기구와의 지속적인 협업과 밀접한 교류가 동반된다.
요즘 신문지상을 보면, 자원은 언제나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는 걸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 있다. 자원이 중요하다 하면서, 자원 외교를 부르짖으면서, 자원외교에서 해외원조의 자리가 어디인지, 뚜렷하지 않다.
배고픈 나라, 가난한 나라. 그런 나라 국민들의 마음을 얻고, 정치인의 지지를 얻는 해외원조로 발전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