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생활이 끝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번 주부터 6학년 마지막 프로젝트 활동인 '개인문집'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졸업까지 일주일에 두세 편씩 초등학교 생활을 되돌아보며 주제에 맞춰 글을 쓸 계획이지요. 글쓰기에 앞서 알림장을 통해 글감을 미리 모아봅니다. 이번 주 주제입니다.
6학년이 되어 내가 가장 잘한 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하루에 한 가지씩 생각한 후 이를 활용해 금요일에 글을 쓰기로 합니다.
선생님도 먼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2025년, 올 한 해 제가 제일 잘 한 선택은 무엇이었을까요?
2024년은 저에게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작년 가을, 그 푸르던 가을 하늘 아래 언제나 제 뒤를 묵묵히 지켜주던 아버지가 5년의 투병생활 끝에 하늘로 소풍을 떠나셨습니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쉬움과 더 잘 보내드리지 못한 죄책감이 제 마음을 내리눌렀습니다. 그래서인지 작년 겨울부터 올봄까지 몸이 참 많이 아팠습니다. 지금껏 아파온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태어나 처음으로 그렇게 아팠습니다.
3월, 새 학기에 시작될 즈음에도 몸 상태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나가 좋아지면, 또 다른 하나가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3월 한 달 내, 수업을 마치지 마자 곧장 집으로 가 내리 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3월 한 달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4월이 다 되어서야 아이들 얼굴과 이름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제 주변 사람들은 올 한 해, 최소 한 학기라도 학교를 쉬라고 권했습니다. 건강이 최고라고. 그렇게 아픈데 왜 굳이 학교를 나가냐고. 저는 3월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으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 후 정해진 3월을 채웠습니다. 4월이 찾아왔고 따스한 햇살만큼 몸도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아이들에게 지난 3월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선생님은 3월 마지막 주 선택의 기로에 있었음을요. 건강이 제일 중요했기에 선생님은 올해 너희와 함께 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때 선생님은 너희와 함께 하기로 결정했고, 그 선택이 되돌아보니 올 한 해 가장 잘 한 선택 같다고.
선생님은 올해 너희와 함께 하기로 한 결정이 가장 잘한 일이야.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또박또박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해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뒤따릅니다. 하지만 올해 제가 한 선택에는 한치의 아쉬움도 남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주었고, 그 이상을 받았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올 한 해 자신들이 한 선택에서 후회 없는 기쁨을 누리길 바라며 오늘의 알림장을 채워봅니다.
2025년 11월 24일 알림장
서른. 내가 6학년이 되어 제일 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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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신의 6학년을 돌이켜봅니다. 내가 지나온 1년이 나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지금 어떤 식으로 꽃을 피우는지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에 어떤 선택도 정답은 없습니다. 후회나 미련은 남을 수 있겠지만 내가 한 선택이 당시 최선이었겠지요. 우리 아이들도 자신을 믿고, 내가 한 선택을 믿고 나만의 길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길 바라봅니다. 물론 그 길 끝에서 나를 기다리는 게 기대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한 것과 좀 다르면 어떤가요?
내가 현재 내딛는 한 걸음이 모여 미래의 나를 만들어갑니다. 앞을 향해 나아가는 그 과정을 즐기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삶의 기쁨이 결국 내 안에 꽃을 피우게 되겠지요. 그 꽃이 어떤 꽃이든 내가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다운 선택의 결과라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길 바라봅니다.
여러분의 2025년 최고의 선택은 무엇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