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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로스트 윤 Nov 12. 2024

02. 상처 많은 내가 좋다.

최근 '안나'라는 드라마를 봤다.

거짓 삶 속에 자신을 잃어버린 한 사람의 이야기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남보다 더 잘나 보이고 싶어

나를 거짓으로 꾸민 적이 있었다.


사실 나는 서울에 있는 대학의

지방 캠퍼스를 다녔다.


사회 초년생 시절 나는 그 사실을 숨기고

서울 캠퍼스에 다녔다고 거짓말을 했다.


고학력 고스펙자 사이에서 꿀리기 싫어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지만

그 당시 나는 그게 중요한 사람이었다.


승진도 남들보다 늦었다.

그래도 가족들에게는 승진한 척했다.


왜 거짓된 삶을 살았을까?

아마도 경쟁사회에서 뒤처친 내가 보기

싫었던 것 같다.


누구 하나 나에게 관심도 없는데

나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해서

살았던 것 같다.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자신.

정말 슬픈 일이다.


불혹의 나이를 지나고 있는 지금.

누구보다 스스로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관심 있는 게 무엇인지...


이제는 거짓으로 나를 포장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없다.

그저 시간이 내게 준 선물이라 생각한다.


단풍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모든 단풍이 똑같은 색을 내고 있지 않아서다.


어떤 단풍은 빨갛고 어떤 단풍은 노랗게

형형색색의 다양함으로 물들어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좋은 대학을 다니지 못해도,

승진을 빨리 하지 못해도

이런 내가 그냥 좋다.


가짜 꽃은 보기에는 예쁘지만

감동이 없다.

시들고 상처 많은 진짜 꽃만이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상처와 약점이 많은 나는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서

사람을 보듬고 위로하려 한다.


위로스트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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