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34) / 하루 늦은 글
2022.06.21.(화)
“우리의 탐험이 끝나는 때는 시작이 어딘지 알아내는 순간이다.”
_T.S. 엘리엇
삼, 이, 엔진점화, 이륙! 2022년 6월 21일 화요일 오후 4시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힘차게 솟구쳤다. 작년에 위성더미가 우주궤도에 안착하지 못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은 눈물을 글썽였는데 오늘 2차 발사 누리호는 푸른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확인시켜주었다. 우리는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우주에 도착해도 우리의 시작과 기원,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는 계속된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애초에 신앙이 없던 내가 창조론과 기독교 세계관을 스무 살이 넘어 믿게 된 것은 이러한 탐험 정신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여전히 우주는 신비이고, 삶과 죽음은 불확실한 영역이지만 뭐 나름의 갈증은 해소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과 불평등, 질병과 고통 등의 문제들이 삶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작은 먼지 하나인 우리는 크고 작은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주어진 삶의 몫을 버리고, 새끼도 버리는 사람들을 매일 만나다보니 나는 이렇게 회의적이고 염세적이고 말만 많고 행동하지 못하는 동물농장의 당나귀 벤이 되어버렸다.
아이 참! 나는 어쩌다 또 ‘T.S. 엘리엇’에서 시작하여 ‘조지 오웰’로 끝내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