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은 나중에 하자!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74 - 영국 도버

by 류광민

그린카드가 필요 없다!

오늘(2019년 5월 20일)은 1차 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영국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페리를 사전에 예약한 사람들은 차를 직접 몰고 출국장으로 향하면 된단다. 프랑스 출국 게이트에서 여권에 출국 도장을 찍으면 바로 영국 입국 도장을 찍어준다. 프랑스 땅에서 프랑스 출국과 영국 입국 수속을 동시에 마쳤다.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는 경험해볼 수 없는 재미있는 일이다. 차를 가지고 많은 나라를 통과하다 보니 국경 통과 때 느꼈던 스릴도 없어졌다.

영국 출입국 관리 직원이 우리 차를 보더니 환영한다고 하면서 어떻게 여기까지 차를 몰고 왔냐며 놀라워한다. 그런데 나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그린카드. 불가리아 입국 때 샀던 그린카드 유효기간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래서 영국 입국 때 이곳에서 사려고 했다. 그런데 이 아저씨가 하는 말, 영국에서는 그린카드가 없어도 된다고 한다. 정말일까? 결국 그린카드를 사지 못하고 배에 탑승하게 되었다. 고민은 나중에 하자.

20190520_080145.jpg 주차장에서 탑승 수속을 받으러 출발하기 직전 모습. 영국 여행에 대한 기대가 큰 순간

일찍 가도 돼요

내가 예약한 배는 9시 50분이었다. 그런데 너무 일찍 와서 8시 4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겠느냐고 한다. 당연히 “O.K” 22 레인으로 가란다. 곧바로 레인 22로 가보니 이미 배에는 많은 차들이 들어와 있었다. 차를 주차시키고 나니 곧바로 출항. 생각보다 여유 있는 영국 여행 첫날이 될 듯하다. 대합실로 올라가 도버해협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도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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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거의 없어 아주 편안한 대합실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겼다.

배는 영국 시간으로 9시 20분에 도버 항에 도착. 프랑스와 영국은 시차가 1시간. 그러니까 도버해협을 배로 건너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40분인 셈. 차는 별도의 수속 없이 배에서 쏟아져 나와 각자의 길을 달려간다. 우리는 주변에 있는 마트로 향한다. 운전 방향이 반대여서 신경이 매우 쓰인다. 다행인 것은 항구에서 나올 때에는 편도로만 되어 있어서 앞 차만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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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버 항에 도착하면 눈길을 끌게 되는 흰색 석회암 절벽

주차 딱지가 붙어 있다

1파운드 샵과 다양한 상점들이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13파운드 정도 사고 나왔는데 차 창문에 노란색 딱지가 붙어 있는 게 아닌가. 주차장에 들어올 때 주차요금과 관련된 고지문을 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28일까지 70파운드를 내라고 한다. 안내면 다음에 주차장 이용을 못하게 된다는 엄포가 적혀 있다. 지금 이 벌금을 낼 방법도 모르니 일단 출발. 이후 다른 도시 방문 시 마트에 차를 데리고 들어갈 때에는 항상 이용 요령을 확인해야만 했다. 영국의 마트에서 주차 요금을 받거나 무료 이용 시간제한이 있는 곳이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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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식료품을 사러 들렀다가 주차장에서 딱지를 뗐다. 주변에 주차장 이용 방법에 대한 아무런 고지문이 없었다.


토끼들의 놀이터에서 산책하기

영국 여행 첫 번째 도시 도버에서 런던으로 직접 가도 되지만 아쉬운 마음에 도버의 명물인 “White Cliff”가 보이는 곳에서 하루 밤을 보내려고 한다. White Cliff가 잘 보이는 주차장은 시간당 0.7파운드. 비용이 너무 든다. 2차 정박 후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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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정박 후보지

이곳은 도버 Port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 곳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사 온 돼지갈비 바비큐로 점심을 먹고 휴식.

해가 조금 약해진 4시에 주변 트레킹에 나서본다. 이곳 주변은 National Trust가 관리하는 구역이었다. 가끔 지역 주민들이 산책을 하곤 하지만 매우 한적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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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버 첫날 정박지였던 기념탑 앞

해안 쪽으로는 모두 석회암 절벽인 낭떠러지이다.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의 Le Treport와 같은 풍경이다. 선사 시대에는 영국이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지역과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증명해주는 곳이다. 이 여유로운 전원 풍경을 마음껏 즐기며 작은 마을이 있는 곳까지 갔다가 돌아와 편안한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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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이른 아침에는 어제 산책을 갔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산책을 다녀왔다. 토끼들이 줄지어서 풀을 먹고 있다. 우리가 다가가면 잠시 숲으로 숨었다가 멀어지면 다시 나와 풀을 뜯어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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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암 절벽 풍경이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과 닮아 있다.

이제 영국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출발, 런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