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여신이 되다!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76 - 영국 스톤헨지와 Sallsbury

by 류광민

스톤헨지로 출발

4박의 런던 여행을 마치고 출발하는 날(2019년 5월 25일). 타이어에 공기 압력을 체크. 38로 매우 낮은 상태. 공기 넣은 기계를 사서 처음으로 넣어보는 듯하다. 정상 압력보다 약간 낮은 48로 모든 타이어를 조정. 오늘 향하는 곳은 런던 남부지역에 있는 스톤헨지(Stonehenge). 스톤헨지는 기원전 3000년부터 2000년경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영국의 대표 관광지이다.

토요일이라 여러 행사가 많은 모양이다. 도로가 매우 혼잡한 상태. 10km 정도를 움직이는데 30여분이나 걸렸다. 그다음부터는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달려 무사히 스톤헨지에 도착.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캠핑카 여행을 하면서 가능하면 한 곳 정도를 보고 나서 인근에서 정박하는 방식으로 여행 계획을 세워왔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안전한 운행과 여유 있는 여행을 위한 것도 존재하지만 적당한 정박지를 찾지 못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오늘 스톤헨지 여행의 정박지로 정한 곳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가 막혀있다. 어쩔 수 없이 스톤헨지 방문자를 위한 주차장으로 이동. 스톤헨지에는 작은 승용차가 주차할 수 있는 곳과 버스와 캠핑카가 주차할 수 있는 곳이 분리되어 있다. 그런데 입장료가 1인당 21파운드나 한다. 상당한 비용이다. 고민 끝에 입장료를 내고 관람하는 것은 포기. 다른 전략이 필요한 순간.

스톤헨지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여 도보로 접근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기로 했다. 스톤헨지 인근에 있는 Larkhill 마을 입구에 주차를 시켜놓고 걸어서 가보기로 한다. 차들이 가끔 다니는 비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저 멀리 스톤헨지가 보인다.

아내의 뒷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주변이 모두 목초지로 조성되어 있는데 가축들의 출입을 막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목초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주변에 피어 있는 꽃이 너무 예쁘다. 아내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마치 아내가 여신이 되어 걷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꽃들 위로 걸어가고 있는 여신. 아내가 여신이 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본다.

표를 끊어서 스톤헨지를 방문하는 관람객을 위한 게이트를 통과하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 옆 초지에서 스톤헨지를 바라보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다만, 조금 더 가까이 가지 못할 뿐이다. 이렇게 조금 멀리서 스톤헨지를 바라볼 수 있었다. 대신에 여신이 되어준 아내의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스톤헨지는 우드 헨지와 함께 봐야 한다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톰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주변 유적지에 대한 안내도가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stonhenge Cursus. 이 유적물이 왜 만들어졌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지만 이 일대 평원은 어떠한 이유든지 신성한 곳으로 여겨졌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왜냐하면 다양한 모양의 고대 고분들이 여기저기에 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톤헨지 주변 유적지 중에 우리 눈에 들어온 것은 Woodhenge. 즉 나무로 된 헨지라는 것이다. Woodhenge는 입장료가 없는 역사 유적지이다. 이곳을 아는 사람들만이 가끔 다녀가는 곳.


이 유적물에 대한 연구자들의 가설 중 Woodhenge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공간이고 Stonehenge는 죽은 사람들의 공간이라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 싶다. Woodhenge에는 대규모 주거공간이 발견되었지만 정착민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곳은 과거에 매우 신성한 곳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방문하였다는 뜻이 된다. 이곳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우드 헨지에 머물고 죽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스톤헨지라는 가설이 그럴듯하다. 우드 헨지는 스톤헨지를 방문하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거주지 역할. 지금으로 보면 종교 관광객을 위한 리조트 정도로 이해된다. 그렇게 보면 스톤헨지와 우드 헨지가 이해될 수도 있겠다.


주유소에서는 물도 넣는다

주유소에서 기름과 물을 채워 넣고 오늘 정박지로 선정한 Sallsbury 주차장으로 이동. 밤에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서 소시지 볶음을 해 놓고 둘이서 맥주병 하나를 놓고 기분을 내었다. 우리 부부는 맥주 한잔이면 대부분 기분을 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매우 친환경적인 사람들이다.


대성당보다 정원 풍경이 예뻤던 Sallsbury

다음날 아침에 Sallsbury 대성당과 18세기때 만들어진 주택들이 모여 있는 광장을 중심으로 마을을 둘러보면서 하루를 보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꼭 방문하는 곳은 당연히 Sallsbury 대성당. 그런데 우리의 발걸음은 대성당 보다는 18세기때 만들어진 건물들로 먼저 향한다. 모든 건물들이 예쁘고 매력적인 풍경을 보여주지만 우리에게 아직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곳은 작은 벤치였다.

Mediveval Hall 이라고 간판이 붙어 있는 건물 뒤로 걸어 들어가보니 넓은 풀밭 정원이 있고 그 끝에 작은 강이 지나간다. 정원에 계시던 할머니가 우리를 보더니 말을 건내신다.


"지금 햇빛이 없어서 예쁘지 않아요. 어제는 너무 예뻤어요. "


할머니의 말씀에는 이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이 장소가 얼마나 당신에게 예쁜 곳인지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 할머니. 지금도 너무 예뻐요. 여기에서 잠시 쉬어가도 되요?"

"물론이죠. 잘 쉬다 가요."


감사하게도 할머니가 사용하시던 의자에 앉아서 너무나 평화롭고 예쁜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그 순간은 영국 여행 중에서 지금도 잊지 못하는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다.

다음날 찾아간 Sallsbur y 대성당과 마을. 작은 박물관으로 활용되는 오래된 건축물이 많이 있다. 산책하기에도 너무나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