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는 영국이 아니었다!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82- 영국 Cleeve 수도원

by 류광민

이제 북쪽으로 올라가 보자

Exmoor 국립공원 여행을 마치고 이제부터는(2019년 6월 4일) 북쪽으로 향해야 한다. 영국 여행에서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Bath 쪽으로 향한다. 가는 도중에 몇 군데 유적지를 방문하고 Bath에 갈 계획이다. 첫 번째 가보려고 했던 유적지는 Dunster Castle. National Trust가 관리하고 있는 이 고성 입장료가 1인당 13.6파운드. 꽤 비용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고민 끝에 관람을 포기하고 인근의 수도원으로 향한다. 그곳은 Cleeve Abb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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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요금이 너무 비싸 포기하고 돌아선 Dunster Castle

수도원의 Gate House가 하는 일은?

이 수도원은 대부분의 영국 수도원이 그랬듯이 잉글랜드 교회 수장이 왕임을 선언한 Henny 8세의 수도원 폐쇄 정책 때문에 쇠퇴한 곳 중 하나란다. 이곳은 English Heritage가 관리하고 있는 유적지이다.

문 역할을 담당하는 집과 담장 때문에 수도원이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수도원으로 들어는 게이트 하우스(Gate House)에 작은 간판이 하나 걸려있다. 이곳에서 옛날에 불후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어주었다는 설명이 적혀있다. 아마 불후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을 넘어서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난한 자들은 수도원 경계가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최대한 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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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e House가 수도원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위치가 아니라 사선으로 통과하도록 배치되어 있어서 배치 의도가 궁금해진다.

"Overseas Visitors Pass"를 만나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변해있다. 입장권을 산 방문자는 언제나 환영하는 곳. 입장료는 1인당 6.2 파운드. 이 정도면 영국 유적지 중에 입장료가 낮은 곳에 해당한다. 그런데 안내소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안내판이 보인다. “외국인 방문자 카드(Overseas Visitors Pass). 9일 권과 16일 권이 있는데 1인은 35/42파운드, 2인은 60/70파운드. 가족은 65/75파운드란다. 며칠 전에 방문했던 Stonehenge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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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방문자 카드 덕분에 English 지역의 많은 곳을 걱정 없이 방문할 수 있었다.

우리가 관심을 보이자 안내하시는 분이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주신다. 아내가 거금 70파운드 결제에 흔쾌히 동의. 이제 16일 동안 English Heritage를 마음 놓고 들어가 볼 수 있다. 단, 웨일스와 스코틀랜드는 이 패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English 지역만 해당한다. 우리는 이 패스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이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음을 깨우치게 된다.


아내는 작은 것에 재미있어하는 사람

결제를 하고 천천히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본다. 수도원 건물 안의 사진들을 통해 이곳이 수도원이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될 뿐 과거 흔적을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교회 건물도 터만 남아 있다. 안내소에서는 간단한 체험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었는데 아내가 문장 안에 색 칠하기에 도전. 별거 아닌데 아내가 재미있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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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크게 볼것이 없었지만 아내는 색치 체험에 신이 났다.

공원에 왜 이렇게 많은 캠핑카가 있을까?

다음 목적지로 출발할 시간이 되었는데 비가 내린다. Bath로 직접 가기에는 환경이 좋지 않은 상태. 대신에 근처에 있는 Bristol에서 하루 보내고 Bath 여행을 하기로 한다. Bristol의 Durdham Park 가로변의 무료 주차장을 이용할 계획. 도착해보니 캠핑카들로 주차장이 꽉 차있다. 왜 큰 도시의 공원 주차장에 이렇게 많은 캠핑카들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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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stol의 Durdham Park에 정박 중인 캠핑카들과 하루 밤을 보냈다.

비싼 캠핑카들은 보이지 않고 중고 캠핑카들이 대부분이다. 여행 중에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혹시 집으로 캠핑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다행히도 우리도 하루 밤을 보낼 자리가 하나 있다. 아톰을 주차시키고 나서 앞 뒤 캠핑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어 본다. 혹시 이상한 사람들은 아니겠지 하는 마음. 역시나 다들 호의적으로 대해준다. 안심이다.

가끔 차 소리가 나긴 하지만 밤이 되자 그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항상 계획과 조금씩 다른 여행이 되고 있다. 캠핑장처럼 편한 곳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캠핑장과도 같은 곳. 이곳도 너무나 우리 부부에게는 감사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