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봄이 오고 또 갑니다-17

금낭화

by 박용기
121_2299_96-st-s-So spring has come and is going-17.jpg 그렇게 봄이 오고 또 갑니다-17, 금낭화


금낭화 꽃도 이제 끝물입니다.

그래도 이 아이들의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아 둘 수 있어

이 봄이 아름다웠습니다.


얼마 전

TV에서 소개된

영주의 무섬마을을 보면서

외손녀가 어렸을 때 함께 갔던 기억이 나

외손녀에게 물어보니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찾아보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그곳에 간 게 2014년 10월.

그 아이가 2년 9개월이 된

귀여운 아기 때였으니까요.


머리를 양갈래로 묶고

붉은 재킷을 입은

사진 속의 외손녀는

마치 금낭화처럼

귀여웠습니다.

막 사춘기로 접어든 요즘도 사랑스럽지만

그때는 정말 예쁘고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가끔씩 꺼내 보는

기억 속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가슴속에서 환한 빛이 되어

삶을 밝게 비쳐주는 등불이 되기도 합니다.


이 봄도

그렇게 왔다가

아름다운 순간들을 만들고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금낭화/ 자하 류시경


기다리는 마음

사무쳐

두 동강 난 심장 아래

하얗게

팻물 맺혀

대롱

대롱


하늘이 열리고

멀리

나팔 소리 울려 퍼질 때

그대 춤추고

꽃등에

불 밝히리


*자하 류시경 시집 <패랭이꽃 백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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