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봄이 오고 또 갑니다-18

사과꽃

by 박용기
121_2324-s-So spring has come and is going-18.jpg 그렇게 봄이 오고 또 갑니다-18, 사과꽃


붉은빛이 감도는 봉오리가 열리면
하얗게 가슴을 펼치며
사과꽃이 피어납니다.


저렇게 가슴을 활짝 펼치며

꽃이 피는 이유는

자신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겠죠.


아니 그보다

그 열매 속에 숨어있는

다음 생을 위한 씨앗을 위해서일 것입니다.


옛날 우리 부모님들

특히 어머니들은

어쩌면 이와 비슷한 삶을

살으셨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요즈음엔

그렇게 자식들만을 위해 사는 부모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자신부터.


그렇게 살다 떠나가신

사과꽃 같은 어머니들의 사랑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5월입니다.


이제 봄이 가고 있습니다.




사과꽃/ 류근


비 맞는 꽃잎들 바라보면

맨몸으로 비를 견디며 알 품고 있는

어미 새 같다


안간힘도

고달픈 집념도 아닌 것으로

그저 살아서 거두어야 할 안팎이라는 듯

아득하게 빗물에 머리를 묻고

부리를 쉬는

흰 새


저 몸이 다 아파서 죽고 나야

무덤처럼 둥근 열매가

허공에 집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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