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꽃
붉은빛이 감도는 봉오리가 열리면
하얗게 가슴을 펼치며
사과꽃이 피어납니다.
저렇게 가슴을 활짝 펼치며
꽃이 피는 이유는
자신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겠죠.
아니 그보다
그 열매 속에 숨어있는
다음 생을 위한 씨앗을 위해서일 것입니다.
옛날 우리 부모님들
특히 어머니들은
어쩌면 이와 비슷한 삶을
살으셨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요즈음엔
그렇게 자식들만을 위해 사는 부모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자신부터.
그렇게 살다 떠나가신
사과꽃 같은 어머니들의 사랑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5월입니다.
이제 봄이 가고 있습니다.
사과꽃/ 류근
비 맞는 꽃잎들 바라보면
맨몸으로 비를 견디며 알 품고 있는
어미 새 같다
안간힘도
고달픈 집념도 아닌 것으로
그저 살아서 거두어야 할 안팎이라는 듯
아득하게 빗물에 머리를 묻고
부리를 쉬는
흰 새
저 몸이 다 아파서 죽고 나야
무덤처럼 둥근 열매가
허공에 집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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