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꽃
봄이면 날아와 온 동네를 노랗게 물들이는 송홧가루
바람에 노란 가루가 날리기 전
새로 돋은 소나무 순 위에
방울방울 노랗게 맺혀있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그런데
소나무는 사과꽃처럼
씨방이 자라 열매가 되고
그 속에 씨를 잘 보호하는
속씨식물이 아닙니다.
씨방이 없이 씨를 만들고
보호장치가 없는 겉씨식물입니다.
그래서 엄격하게 분류하면
소나무 꽃은 꽃이라 부르면 안 된다고 하네요.
그러니 송홧가루(松花가루)의
송화(松花)는 잘못된 말이라고 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23967#home)
(https://www.forest.go.kr/kna/webzine/2021/vol_128/s9.html)
하지만
봄이면 불청객처럼 날아와
내 차를 노랗게 물들여
귀찮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와 그 아이들을
송홧가루 말고
'노란 불청객'으로 부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요?
봄이면 민폐를 끼치기는 하지만
노란 꽃가루를 바람에 날려야만
수정을 할 수 있는 풍매화로 태어났으니 어쩌랴.
오래전부터 소나무는 그렇게 살았고
그를 도와주는 바람 역시
늘 그렇게 하던 일을 하고 있는
이 봄입니다.
바람의 내력/ 박재삼
천 년 전 불던 바람과
지금의 바람은
다른 것 같지만
늘 같은 가락으로 불어
변한 데라곤 없네
언뜻 느끼기에는
가난한 우리집에
서글피 불던 바람과
저 큰 부잣집에
너그럽게 머물던 바람이
다른 듯 하지만
결국은 똑같네
잘 살펴보게나
안 그렇던가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어차피 이 테두리와 같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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