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
시선이 머무는 곳
그곳에 마음도 머뭅니다.
무주 카페 옆 적상산 작은 골짜기 풀밭에
다시 찾아간 이유는
바로 지난번에 만났던 금낭화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내는 벌써 다 졌을 거라 말했지만
그래도 가보겠노라 말하고
그곳에 다시 내려갔습니다.
지난번에는 보이지 않던
하얀 미나리냉이가 반기는 풀밭엔
아직도 아름다운 금낭화가
싱그러운 모습으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 봄
내 시선을 오랫동안 머물게 했던
금낭화도 이제 끝자락에 섰습니다.
5월은 모든 꽃들을
푸르름에 묻으며
여름 속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5월의 시/ 이문희
토끼풀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속에 들어가
빛 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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