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머무는 곳-12

개양귀비

by 박용기
121_3484-s-Where my eyes-12.jpg 시선이 머무는 곳-12, 개양귀비


시선이 머무는 곳
그곳에 마음도 머뭅니다.

풀밭에는 홀로 핀 꽃,

여럿이 어우러져 핀 꽃들,

그리고 이렇게

연인처럼 둘이서만 가까이 피어난 꽃들도 있습니다.


정호승 시인이

그의 시 '수선화에게'에서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했던가요?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가까이 핀 두 송이의 개양귀비를 보며

한동안 시선이 머무는 것은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은

두 송이 개양귀비가

초여름

제 마음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홀로 무엇을 하리 / 홍관희


이 세상에 저 홀로 자랑스러운 거

무어 있으리

이 세상에 저 홀로 반짝이는 거

무어 있으리

흔들리는 풀잎 하나

저 홀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서있는 돌멩이 하나

저 홀로 서있는 게 아니다


멀리 있는 그대여


행여

그대 홀로 이 세상에 서있다고 생각하거든

행여

그대 홀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우리 함께 어린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자


밥그릇 속의 밥알 하나

저 홀로 우리의 양식이 될 수 없고

사랑하는 대상도 없이

저 홀로 아름다운 사람 있을 수 없듯

그대의 꿈이 뿌리 뻗은 이 세상에

저 홀로 반짝이며 살아있는 건

아무것도 있을 수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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