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머무는 곳-18, 붉은인동 꽃
시선이 머무는 곳
그곳에 마음도 머뭅니다.
붉은인동 꽃을 앞에서 바라보면
천진난만한 어린 친구들이
신나게 놀고 있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집니다.
갈수록 친구들과 어울려 놀 시간이 없는 아이들을 보며
학교가 끝나면 책가방 던져놓고
어둑해질 때까지 뛰어놀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50년이 넘었지만
친구들이 모여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졸업 50주년 기념으로
자신들의 사진, 그림, 시
그리고 서예 분야의 작품들을 출품하였는데,
코비드-19 때문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올해엔 나아질 거라는 판단으로
시즌2를 준비했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작품 활동이 오래되어
높은 수준에 다다른 친구도 있고,
막 새로 시작한 친구도 있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친구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의 장이라 좋습니다.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친구들.
그래서 내 희미해진 기억의 구멍을
서로가 채워줄 수 있는 친구들.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들.
그래서 친구의 백발과 주름에
서로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는 친구들.
붉은인동 꽃 같던 친구들이
전시장에 함께 모였습니다.
벗에게/ 이해인
마주 앉아 말없이 흐르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친구이고 싶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을 때
유치해 하지 않을 친구이고 싶다.
울고 싶다고 했을 때 충분히 거두어 줄 수 있고
네가 기뻐할 때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비록 외모가 초라해도
눈부신 내면을 아껴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별이 쏟아지는 밤거리를 걸어도 걸어도 싫증내지 않을
너의 친구이고 싶다.
'안녕'이란 말한마디가 너와 나에게는 섭섭하지 않을
그런 친구이고 싶다.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가 눈물겹도록
소중한 친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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