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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Sep 07. 2022

여름 정원-39

도깨비가지

여름 정원-39, 도깨비가지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0s, ISO 200



공터 풀밭에 하얀 별들이 떴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별처럼 예쁜 꽃들이 피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보는 꽃들이었습니다. 

검색해보니 도깨비가지라는 풀꽃입니다. 


도깨비가지는 북미가 원산지인 외래종으로

강둑이나 공터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하지만

예쁘게 생긴 꽃과는 달리

줄기와 잎 뒷면에 굳센 가시가 돋아 있어

가축의 사료로 쓸 수 없고, 

강력한 번식력으로 인해 

주변 식물에게 위협이 되는 

생태계 교란식물이라고 합니다. 


'도깨비'라는 말 때문인지

갑자기 몇 년 전의 TV 드라마

'도깨비'가 떠올랐습니다. 

사실 드라마는 보지 않았지만

이 드라마의 주옥같은 OST들을 좋아합니다.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크러쉬의 'Beautiful' 등.


또한 인터넷에 회자되는 

명대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중 도깨비 역의 공유가 읽었다는

김인육 시인의 시 

'사랑의 물리학'을 옮겨와 보았습니다.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되어

퇴출되어야 할 도깨비가지지만,

처음 만난 저에게는

하늘의 별들처럼 반짝였습니다. 


번식력을 억제하고 

예쁜 꽃만 피게 하면 참 좋겠다는

도깨비 같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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