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씨앗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60s, ISO 200
멋진 바구니에
가득 담긴 갈색 구슬들
제비꽃 씨앗들을 보신 적이 있나요?
봄에 꽃을 피웠던 제비꽃들이
꽃이 진 후 열심히
열매 속에 만들어 둔 꽃씨들을
드디어 공개하는 날입니다.
짜잔~
어쩌면 이리도 가득 들어 있을까요?
건드리면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아
조심조심 사진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찾은 그 자리에는
모든 씨앗들이
내년을 위한 여행을 떠나고
덩그러니 빈 집만 남아있었습니다.
모든 소명을 다하고
생을 마감하는
정말 멋진 마침표 같은 마감.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생을 살다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이해인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Made_in_nature #제비꽃_씨앗 #꽃씨 #동네_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