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꽃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640s, ISO 200
8월의 끝자락에 피어나기 시작한 무릇 꽃
늦여름의 남은 열기 속에
9월을 밀어 올리고
작은 꽃봉오리를 터뜨려
9월을 별빛으로 장식하려 합니다.
여럿이 무리 지어 피어나는 풀밭에서
홀로 떨어져 피어나는 이 꽃을 사진에 담으며,
저는 왜 이렇게 외로워 보이는 꽃을
사진에 담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미니멀을 지향하는 저의 취향이기도 하겠지만
외로움을 즐기며
사색에 잠긴 듯한 이 꽃이
어느새 제 마음속에 들어와
특별한 아이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의 첫 부분이 떠오릅니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먼 순례길을 홀로 걷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길 위에서
때로는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걷기도 하지만
결국 그 길 위에는 나 혼자 남는.
맑은 눈으로 홀로 서서
9월의 하늘을 응시하는 무릇 꽃 하나가
오늘은 제 마음속에 들어왔습니다.
늦여름/정석희
8월의 돌담 사이
웃음으로 반기는 봉숭아
어여삐 드러낸 뽀오얀 젖가슴은
연분홍 그리움으로
신접살림 피웠다.
엊그제 성화이던 폭염은
솔바람 타고 숨었나
갓 구워낸 옥수수 내음
가을을 손짓 한다.
한 풀 고개 숙인 여름은
강아지풀 앞세우는데
처녀가슴 덩달아 익어가는 날
사나이 마음은 들판을 앞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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