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 열매
Pentax K-1 /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07.5mm, ƒ/3.5, 1/60s, ISO 200
봄이면 하얗게 피어나
향기롭던 찔레꽃
꽃은 오래전 잊혔지만
붉게 익은 열매는
늦가을과 초겨울 숲을
아름답게 장식합니다.
눈이 내린 겨울 숲에서
먹이를 찾는 새들에게는
'나 여기 있다'라고
붉은 등을 켜는 열매입니다.
붉은 찔레 열매가 가득 담긴
돌 주전자 하나가
무심히 놓여있는 시골 카페 야외 테이블이
초겨울에도 썰렁하지 않음은
"사랑은 원래
아픈 것이라고"
하지만 축복이라고 말하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가 있기 때문입니다.
찔레꽃/ 이해인
아프다 아프다 하고
아무리 외쳐도
괜찮다 괜찮다 하며
마구 꺾으려는 손길 때문에
나의 상처는
가시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남모르게
내가 쏟은
하얀 피
하얀 눈물
한데 모여
향기가 되었다고
사랑은 원래
아픈 것이라고
당신이 내게 말하는 순간
나의 삶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축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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