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삶-9

고엽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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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枯葉): 시든 식물의 잎

겨울나무 가지에

가을 단풍이 마른 채 붙어있습니다.


어찌 보면 참 초라하고

볼품없는 마른 잎이지만,

이마저 없는 텅 빈 겨울나무 가지보다는

훨씬 포근한 온기가 느껴져

저는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죽을 때까지 남은 수명을 여명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한 칼럼을 읽었습니다.

교육플러스라는 매체의

'[여명(餘命) 18세] 부인 있는 남자보다 사별남이 6.6년 더 산다고?'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칼럽입니다.

남자의 평균수명 80세를 기준으로

‘여명(餘命) 18세’를 맞은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가 쓴 칼럼입니다.

(https://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14)


일본의 통계에서 새롭게 발견한 사실은
부인이 있는 남자보다

부인과 사별한 남자가 6.6년이나 더 오래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미혼남이나 이혼남의 수명은

부인이 있는 남자보다 더 짧습니다.


이 칼럼대로라면

저는 평균 여명이 10세 미만의

고엽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 마른 나뭇잎처럼

주변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잎새이면 좋겠습니다.


사진 속의 마른 잎들이

봄이 와 새 잎이 돋아날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켜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겨울을 잘 이겨내기를 응원합니다.





고엽/ 자크 프레베르


오, 기억해주오

우리가 연인이었던 그 행복했던 날들을

그 시절 삶은 아름다웠고

태양은 오늘보다 뜨겁게 타올랐다네

죽은 잎들은 하염없이 쌓이고

너도 알리라, 내가 잊지 못하는 걸

죽은 잎들은 하염없이 쌓이고

추억도 회한도 그렇게 쌓여만 가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추운 밤의 저편으로

너도 알리라, 내가 잊지 못하는 걸

그 노래, 네가 내게 불러주던 그 노래를

그 노래는 우리를 닮은 노래였네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지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인 둘로 살았었다

나를 사랑했던 너, 너를 사랑했던 나

하지만 인생은 사랑했던 두 사람을 갈라놓는 법

너무나 부드럽게, 아무 소리조차 내지 않고서

그리고 바다는 모래 위를 지우지

하나였던 연인들의 발자국들을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4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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