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삶-10

덜꿩나무 열매

by 박용기


눈 내리는 날 찾아간 한밭수목원


한밭수목원 서원 입구에는

가을이면 붉은 열매가 가득 달려

풍성한 느낌을 주던 덜꿩나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가을잎과 붉은 열매는 거의 사리지고

이렇게 앙상한 가지에 마른 열매 몇 개만 남아

저를 반겼습니다.


그래도 눈 내리는 하늘 높이

무채색의 겨울 속 붉은 포인트로 남아

겨울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걸음을 잠시 멈추고

이 겨울을 생각해 보라고

붉은 신호등이 켜졌습니다.

LED 등보다도 더 선명한

덜꿩나무 열매 등


이 겨울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얼마나 사랑을 나누었느냐고

조용히 묻는 것 같아

제 얼굴을 붉게 만든

사랑의 열매 같습니다.




/ 박용래


하늘과 언덕과 나무를 지우랴

눈이 뿌린다

푸른 젊음과 고요한 흥분이 서린

하루하루 낡아 가는 것 위에

눈이 뿌린다

스쳐 가는 한 점 바람도 없이

송이눈 찬란히 퍼붓는 날은

정말 하늘과 언덕과 나무의

한계는 없다

다만 가난한 마음도 없이 이루어지는

하얀 단층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20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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