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봄-2023-1

할미꽃

by 박용기


이 봄에

봄꽃을 보러 멀리 가지는 못했지만

가까이 있는 그곳의 봄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무주에서 만난 할미꽃입니다.

동강 절벽에 피는 동강할미꽃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고향의 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반가운 봄꽃입니다.


어릴 적 시골의 야산 무덤가에서 본 꽃은

정말 할머니의 느낌이 들었다면

이제는 나와 동년배의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

더 정감이 갑니다.


이렇게

나이에 따라

꽃을 바라보는 감성도 달라집니다.


젊은 시절에는

'나이 60이 되면 무슨 재미로 살까?'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나이가 넘고 70이 넘어도

세상은 또 다른 느낌으로

새로울 수 있음을 몰랐습니다.


매년 피어나는 할미꽃은

그렇게 늘 새로운 모습으로

저에게 다가옵니다.



할미꽃 / 손정모


퍼런 실바람 나부껴

지열 아직 차디찬데

시린 풀숲에 서서

혼자 우는 너

너무 쇠진하여

잠시 눈을 감았는데

계절바뀐 벌판에

봄 하늘만 남실거린다

지기들 사라진 벌판에

서러운 게 외로움이더라고

먹먹한 눈빛에 떨며

하염없이 흐느끼는 너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40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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