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괴불주머니
금산의 작은 야산 계곡가에
노랗게 피어나는
산괴불주머니입니다.
괴불주머니는
옛날에 어린아이의 옷 주머니 끈 끝에 차는
세모 모양의 조그만 노리개인데
산에 피는 괴불주머니 모양의 꽃이라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학명이 Corydalis speciosa인데
속명은 현호색과 같은 코리달리스(Corydalis)
즉, '종달새'를 의미합니다.
종명인 스페이시오사(speciosa)는
라틴어로 '빼어나게 아름답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곳에 갔을 때는
4월 초순 이어서인지
현호색과 제비꽃 이외에는
다른 꽃들을 볼 수 없었지만
물가에 피어나기 시작한
산괴불주머니가 있어 반가웠습니다.
산괴불주머니/ 김승기
목을 길게 자루 달린 주머니 둘러메고
바람으로 산다
날마다 하늘 바라보는 일
햇살 주워 담고
별빛 내려 담고
물소리 새소리 꼭꼭 눌러 담고
그리하여 항아리 술 익듯 터지는 소리들을
산새가 날아와 쪼아 가고
다람쥐가 달려와 집어 가고
토끼와 노루가 뛰어와서 물어 가는
절로 채우며 비우며
샛노랗게 젖고 마르는 주머니 목숨
달과 별이 뜨고
해가 뜨고
채우지 않아도 가득 차는 주머니 안의 세상
너무 넓고 가볍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25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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