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봄-2023-6

유채꽃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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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을 만나러 간 날

천변에는 노란 유채꽃도

비를 맞으며 피어있었습니다.


검은 돌담과 어우러진

제주의 넓은 유채꽃밭도 아름답지만,

홀로 비를 맞으며

물가에 피어있는 유채꽃은

더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튤립 사진을 찍다 말고

홀린 듯 이 아이에게 다가갔습니다.


누가 일부러 심지도 않았을 자리에

어디에선가 날아온 씨가

뿌리내리고 긴 겨울을 지나

이렇게 환한 꽃을 피운 아이.


김승기 시인의

'유채꽃을 보면서'를 읽으며

나의 살아가는 법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윽한 향기는 없더라도 그저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유채꽃의 살아가는 법.

빗 속에서도 그런 환한 웃음을 봅니다.




유채꽃을 보면서 / 김승기


여린 몸

나무도 아닌 것이

늘 푸른 넓은 잎으로 겨울을 견뎌내느라

얼마나 몸과 마음이 아팠을까

진노랑빛 진한 향기로

벌 나비 부르는 몸짓

눈물 난다

아픔이 지나간 뒤

오는 기쁨은 오히려 눈물이 난다는데,

눈부신 햇살 맑은 바람으로도 가릴 수 없는

환한 웃음 뒤에 배어 있는 슬픈 상처 자국

행복한 외로움으로

겨울의 강을 건너온 개선의 훈장인가

눈물나는 웃음

무엇이 그런 웃음을 웃게 하는가

내가 삶의 강을 건너고 나면

어떤 웃음을 웃을까

빙그레 웃고 있는 너를 보면서

그윽한 향기는 없더라도 그저 환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하는

살아가는 법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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