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지나물
동네 화단에도 풀밭에도
제비꽃을 닮은 작은 꽃들이 핍니다.
종지나물꽃
심장 모양의 잎이
종지를 닮았다고 종지나물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
미국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이고
제비꽃을 닮았다고 해서 미국제비꽃이라고도 부릅니다.
박의용 시인은 이런 종지나물꽃 이야기를
멋지게 시로 풀어내었습니다.
제비꽃보다는 조금 꽃송이가 크고
함께 모여 군락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
목련, 벚꽃 등 화려하던 나무꽃들이 지고난
4월의 허전함을 채워주며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꽃입니다.
동네 풀밭과 화단에도
그렇게 봄이 있습니다.
종지나물꽃/ 박의용
봄에 피는
존재감 없는 꽃
종지나물꽃
화려하게 만개하는 벚꽃나무 밑에서 핀
화초인지 나물인지 모를 평범한 풀꽃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아도
그저 굳건히 자라고 꽃피우고 그런다
미국에서 이민 온 미국제비꽃을
선조들은 심장 모양의 잎을 보고
간장 종지를 닮았다고 종지꽃이라 했다
눈길 주지 않아도 겸손히 피어나니
‘성실 겸손’이라 의미 부여하고
화려한 벚꽃이 지고
주위가 황량하니 비로소 네가 보인다
이 아름다운 꽃이 왜 눈에 띄지 않았을까
사람의 눈은 이상하여서
한쪽에 쏠리면 다른 것은 눈에 들지도 않는다
꽃은 다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건만
관심을 못 받을 때가 있으니
그렇다고 서러워하지 말기로 하자
네 아름다움은 있는 그대로일 뿐 사라지지 않는다
종지나물꽃
너도 그렇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3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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