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봄-2023-9

금낭화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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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사를 지나 내려오는 길에서

다시 자연관찰로로 접어듭니다.

길을 따라 내려오면

계곡을 따라 들어가는 길 초엽과 만나게 됩니다.


전에는 그곳에 작은 야생화 화단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꽃들은 보이지 많고

금낭화 두어 송이만 피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찌나 반갑던지

저는 그곳에 잠시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내도 제가 이 꽃 사진 찍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엔 조금 기다려 주는 찬스입니다.


볼 때마다 참 신기한 모습입니다.

매년 금낭화를 열심히 사진에 담지만

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니 그 또한 신기합니다.


인생에 있어

같은 순간은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겠지요.

매년 내가 나이 들어가고

금낭화가 다른 아이이니

우리는 늘 새로운 만남의 인사를 합니다.



금낭화/ 안수동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꽃은 져야만 하고

무엇이 되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견뎌야 함을

입술 깨물며 되새깁니다


버려야 할 만큼 쌓은 것은 그리움 밖에 없는 봄

눈부신 푸르름의 그늘에서 바람따라 꽃잎 흔들리듯

길들려지고만 싶은 야생화의 맑은 순종


끝까지 너를 들어 주고

눈물 글썽이며 작은 것에도 감격해 주는 것

너 뒤에 내가 말하고

마침내 내가 너에게 젖어드는 일

그것이 나의 사랑법입니다


네 가슴에 그렁그렁 매달려

비로소 눈 뜬 이 사랑을

목숨같이 지키고야 말 처절하게

붉은 금낭화를 당신은 아시나요.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25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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