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봄-2023-11

수선화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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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사에서 내려와

주차장에 가까이 오면

길가에는 산채나물 비빔밥과

버섯전골을 하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고

그 앞에는

봄나물과 버섯 등을 파는 좌판이 있습니다.

아내는 두릅과 가시오가피순을

할머니에게 샀습니다.


주차장에 들어서면서

주차장 구석에서

마지막으로 저를 유혹하는

수선화를 만났습니다.


주차장은 봄바람이 강해

아름다운 수선화들이

바람에 춤을 춥니다.

아내가 화장실을 간 사이

수선화 앞에 쪼그리고 앉아

바람과 싸움을 합니다.


사실 바람이 부는 날

사진을 잘 찍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요.


바람과 싸움을 한다고 했지만

실은 바람이 잠시 멈추는 순간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세상을 살면서도

바람을 맞는 일이 참 많습니다.

그때엔 바람과 정면으로 승부하는 일이

너무 버겁고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그러다 홀연히 지나가곤 합니다.

살면서 때로는 바람을 거스리는 일도 필요하지만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인내도 필요합니다.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아름다움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처럼

봄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꿋꿋이 피어있는

수선화가 아름다운 봄입니다.




수선화/ 권태원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살아갈수록 외로워지기 때문이다
세상 싸움의 한 가운데에서
나도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가슴 속의 별들을 헤아려보고 싶다

당신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나도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의 기도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64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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