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봄-2023-12

참꽃마리

by 박용기

대전과 금산의 경계 부분에 있는

만인산 자연휴양림은

산책이 즐거운 곳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길가에 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맨 먼저 아내를 사로잡은 꽃은

참꽃마리.

동네 풀밭에 흔하게 피는

작은 꽃마리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꽃 크기가 훨씬 큰 형님 꽃입니다.


같은 지치과에 속하지만

'참'이 붙었으니 '진짜'를 강조하는 의미겠지요.

'참깨'처럼.


정말 꽃마리에 비해

꽃송이도 크고 우아한 모습이

귀티가 납니다.


참꽃마리는 동네 풀밭에서는 볼 수 없고

약간 그늘진 산자락이나

계곡 옆과 같은 조금 습한 곳에서 자랍니다.


만인산에서 만난 참꽃마리는

푸른색과 분홍색

그리고 두 가지 색이 섞인 꽃들도 있었습니다.


봄이면 만나고 싶은 아이 중 하나였는데

그곳의 봄에 핀 이 아이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고 있으면

저만치 앞서 가던 아내도

이 꽃 앞에서는

발길을 멈추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참꽃마리/ 김길자


오월의 길목에서 마주친

소녀의 미소가 애처롭고

왜소한 체형이

왠지 안쓰럽다


티 없는 맑은 하늘에서

화장하다 말고 온 듯

새색시 뺨에 피는 노란볼연지인 듯

수줍음도 귀엽다


습기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며

무리지어 오순도순 살기에

아기별처럼 초롱초롱하게 피었는데

내 가슴은 왜 이리 아려오는지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0s, ISO 200


#그곳의_봄 #참꽃마리 #만인산 #포토에세이 #2023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곳의 봄-20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