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 봄-2023-1

둥굴레 Polygonatum odoratum

by 박용기


보통 꽃에 관한 이야기들은

애절하고 슬픈 사연이 많습니다.

둥굴레꽃도 짧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옛날 한 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가난했기 때문에

먹고살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장성하여 결혼을 하였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공부를 하고 싶어 했지만

가난하여 할 수가 없었다는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앞으로 10년간 떨어져 살면서 공부만 하고 오라'고 말하고

남편을 보냈습니다.

아내는 홀로 집안 살림을 하면서

남편의 뒷바라지를 열심히 했습니다.


결말은 헤피엔딩일까요? 아님 슬픈 이야기일까요?

보통 꽃에 관한 이야기들은

슬픈 결말이 많습니다.


가령

아내의 뒷바라지 덕에 잘 된 남편은

어디론가 떠나고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

기다리던 아내가 꽃이 되었다.


하지만

둥굴레꽃의 이야기는

보기 드물게 헤피 엔딩입니다.


아내의 뒷바라지로 열심히 공부한 남편은

과거에 급제하여

고향과 아내에게 금의환향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둥굴레 꽃이 꽃줄기에서

두 개씩 붙어 피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10년 만에 재회한 부부가

서로 반갑게 부둥켜안은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꽃말도

아내의 헌신과 통하는 '고귀한 봉사'입니다.


'둥굴레'라는 이름은

둥근 잎과 열매의 모양에서 왔다고 합니다.


한밭수목원 산책길에서 만난

막 피어나는 둥굴레는

마치 큰 새 한 마리가

날개를 펴고 하늘로 비상하기 위해

도약하는 느낌의

멋짐과 힘이 느껴집니다.

이 둥굴레는 아직 결혼 전 총각인지

꽃대에 꽃들이 하나씩만 달려있네요.




오월 찬가/ 오순화

연둣빛 물감을 타서 찍었더니
한들한들 숲이 춤춘다.

아침안개 햇살 동무하고
산허리에 내려앉으며 하는 말
오월처럼만 싱그러워라
오월처럼만 사랑스러워라
오월처럼만 숭고해져라

오월 숲은 푸르른 벨벳 치맛자락
엄마 얼굴인 냥 마구마구 부비고 싶다.

오월 숲은 움찬 몸짓으로 부르는 사랑의 찬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너 아니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네가 있어 내가 산다.

오월 숲에 물빛 미소가 내린다.
소곤소곤 속삭이듯
날마다 태어나는 신록의 다정한 몸짓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

오월처럼만
풋풋한 사랑으로 마주하며 살고 싶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5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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