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 봄-2023-10

쪽동백 Styrax obassia

by 박용기
125_4567-F-m-2-s-The spring of the town-2023-10.jpg


동네에 5월이면

흰꽃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잎이 넓은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쪽동백나무입니다.

동백꽃과는 전혀 생김이 달라

같은 가문이 아닌 건 확실한데

왜 이름에 '동백'이 들어갈까 궁금했습니다.


인터넷에 찾은 자료 중

우리문화신문에 실린 <한국의 자원식물 이야기>에

자세한 사연이 있어 소개합니다.

https://www.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124376


옛날 여인들은 머리단장을 하기 위해

요즘의 젤 같은 것은 없었기 때문에

동백기름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동백나무가 남부지방에만 자라고 있어

동백기름은 귀하고 비싼 기름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민들에게는

대용품이 필요했는데,

짝퉁 동백기름을 만드는 씨앗 중 하나가

바로 이 나무였다고 합니다.


'쪽'은 쪽문, 쪽배에서 처럼

작다는 의미인데,

쪽동백의 씨가 진짜 동백의 씨보다 작았기 때문에

쪽동백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쪽동백과 사촌지간인 때죽나무나

강원도 등에서 사용한 생강나무 등이

짝퉁 동백기름을 만드는 씨앗이 맺히는 나무들입니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노란 동백꽃은

바로 이 생강나무라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에는 동네 공원에서

이 나무를 만나 사진에 담았는데

이 봄에는 저희 아파트 바로 옆 숲가에 있는

몇 그루의 쪽동백나무에

하얗게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의외의 장소에서

이런 꽃을 만나게 됩니다.

뜻밖의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예쁜 꽃이나

오랜만에 보게 된 반가운 사람.

이런 소소한 일들이

늘 비슷한 일상에서

저에겐 작은 행복이 됩니다.




쪽동백꽃 지다/ 박숙경


온 봄 내 홀딱 벗고도 더 벗을 게 남았는지

산길 경사만큼 목청을 높여가는

검은등뻐꾸기를 나무라는

이름 모를 새의 한 마디


지지배야

지지배야


가산산성 진남문에서 동문 올라가는 길

말귀를 못 알아듣는 척

뒷모습이 더 고운 쪽동백꽃의 하얀 능청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125s, ISO 200

#동네의_봄 #쪽동백 #동백기름 #뜻밖의_만남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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