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화 Calendula arvensis L.
황금빛의 아름다운 꽃이
저의 발길을 이끌었습니다.
이게 무슨 꽃이지?
백일홍을 닮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니고....
금잔화(金盞花)라는 꽃입니다.
이 꽃을 보기 전
얼마 전까지
저도 금잔화가 메리골드의 우리말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리골드와
금잔화는 전혀 다른 꽃입니다.
메리골드의 학명은 Tagetes erecta이고
금잔화의 학명은 Calendula arvensis입니다.
황금색 술잔을 닮았다고 금잔화(金盞花)입니다.
영어 이름이 pot marigold라 그런지
사람들이 marigold와 많이 헷갈리는 것 같습니다.
메리골드의 우리말 이름은 천수국.
조정인 시인의 시
'수요일의 금잔화' 말미에는
금잔화와 금송화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금송화는 아마 메리골드를 뜻하는 듯 합니다.
'좀 더 품위 있고 정교한 금잔화와 수선스런 금송화의 차이에 대한 당신의 견해에 금잔화는 애상 어린 계집애 같은 꽃이라 덧붙입니다.'
깔끔하고 품위있어 보이는 꽃
금잔화를 만날 수 있어
초여름의 정원은 풍성해졌습니다.
수요일의 금잔화 / 조정인
일요일의 엷은 구름을 찢어 빚은 꽃들이
한 트럭분 실려 오네. 휴지처럼 둘둘 풀어 일용하는
우리들의 채색구름.
오늘, 귓불이 붉은 꽃들은
아침노을이 물든 어린 구름으로 빚었다지.
신선도 높은 구름샐러드를 주문하고
카페-애플 테라스에 앉네.
빈혈을 앓는 꽃들이 퀵서비스에 실려
사라진 애인들을 배송하러 떠나네.
엉덩이에 잎사귀처럼 달라붙은 팬츠
킬힐
퇴화된 날개 검정 깃털 같은 속눈썹을 껌벅이며
나의 노란 멀미들은 다 어딜 가시나.
어떤 수요일의,
재[灰]로 빚은 꽃들은 만지면 부서져
조용히 가라앉네.
손바닥 위
무너진 사원 뒤뜰, 깨어진 제대 위에
작은 가시관이 놓이네.
옅은 한숨과 함께 가난한 고백이 흘러나오네.
—좀 더 품위 있고 정교한 금잔화와 수선스런 금송화의 차이에 대한 당신의 견해에 금잔화는 애상 어린 계집애 같은 꽃이라 덧붙입니다. 당신과 모국어로 이야기를 나눌 때 말의 긴 손가락이 왼쪽 귓바퀴를 어루만지도록 두는 일. 이는 사랑이니, 수면을 두드리는 빗방울 수효만큼 무수히 나를 용서하소서.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64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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