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베키아 Rudbeckia
황금빛 금잔화를 만나고
다시 걷는 정원의 산책길가에
여름 아침의 상쾌함으로 피어있는
루드베키아를 만났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만나는 여름 꽃이 된 루드베키아는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귀화식물입니다.
그러니 미국댁인 샘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종류의 루드베키아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원추천인국이라 부릅니다.
미국댁인 루드베키아는
인디언과 관련된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미국의 서부 개척 시절
인디언을 몰아내는 임무를 맡은 군대의
백인 장교 하나가
인디언 추장의 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는 인디언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노라 말하고
동부의 본부대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남은 군대는 그 마을을 불태우고
인디언들을 그 마을에서 쫓아내었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백인 장교의 말을 믿고
인디언 처녀는 다시 마을로 돌아와
그를 기다리다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인디언 처녀의 황색 피부와 검은 눈동자를 닮은
꽃이 피어났습니다.
바로 루드베키아.
아마 루드베키아의 영어 이름인
'검은 눈의 수전(Black-eyed Susan)'에 얽힌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야기를 읽고 나니
정말 누군가를 기다리며
한 여름을 견디고 있는 꽃 같이 느껴집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바라는 것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인디언 처녀는 정말 바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한편 랄프 왈도 에머슨은
"슬픔은 뒤를 돌아보고
근심은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믿음은 위를 바라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마 믿음으로 천국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가을의 씨앗을 위해
더운 여름동안을 견디는 꽃은
기다림의 철학을 알고 있나 봅니다.
한 여름 아침 /이해인
비온 뒤의 햇살에 간밤의 눅눅한 꿈을,
젖은 어둠을 말린다.
바람에 실려오는 치자꽃 향기, 오늘도 내가
꽃처럼 자신을 얻어서 향기로운 하루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열매를 위하여 자신을 포기하는 꽃의 겸손 앞에
내가 새삼 부끄러워 창가에 선 한여름 아침.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5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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