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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2

독일붓꽃 German iris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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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온통 비에 젖는 달입니다.

일주일의 일기예보가 일주일 내내

우산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얼마 전

한 방송국의 여기자가

광화문 광장에서 비를 맞으며

호우주의보 소식을 전하던 중

빨간 셔츠의 시민이

갑자기 우산을 받쳐준 이야기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방송 당시에도 광화문 광장에는

시간당 70 mm의 비가 내리고 있어

기자는 비옷을 입고 있었지만

우산은 들고 있지 않아

얼굴과 머리가 모두 흠뻑 젖어있었다고 합니다.


방송 사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자나 방송국 측에서는

그 아저씨의 훈훈한 마음을 알고

해당 모습을 편집 없이 내보냈다고 합니다.


만일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우산을 씌워줄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일을

행동으로 실행할 수 있는 용기가

멋지고 부럽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을 때

더 따뜻한 사회가 되겠지요.



장맛비 속에 피어있는 독일붓꽃이

싱그러우면서도

조금은 애처로워 보여

우산이라도 씌워주고 싶었습니다.


아마 그 아저씨도

그런 마음으로 기자에게

우산을 씌워주었겠지요?



장마/ 강덕현


바람에 누운

풀잎 위로

바쁜 물들이 지나간다


물 속에서

더 짙어진

달개비의 푸른 눈썹


세상은

화해의 손을

저리 오래 흔들고 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250s, IS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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