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7

연꽃

by 박용기


올해엔 연꽃을

제대로 사진에 담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동네 작은 공원 연못에

연꽃이 피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잠시 들렀습니다.


부여 궁남지나 전주 덕진공원처럼

연꽃이 가득한 연못은 아니지만,

사진에 담을 정도의 연꽃이

동네에 피어있어 반가웠습니다.


연꽃이 연못 가운데 피어있어

가까이 다가가 사진에 담기는 어려워

망원렌즈로 최대한 당겨 사진에 담았습니다.


다행히 비가 잠시 그친 오전이라

연꽃에는 빗방울이 맺혀있고

흐린 하늘 덕분에

사진 찍기엔 안성맞춤의 날씨였습니다.


꽃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어쩌면 농사를 짓는 사람들과도 비슷한 지 모르겠습니다.

정확한 타이밍을 놓치면

그해 그 꽃을 아름답게 사진 찍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기야 모든 일이 그렇겠지요.

모든 일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니까요.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비평가이며 작가인

A. A. 길(Adrian Anthony Gill)은

타이밍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인생의 많은 부분은

여러분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옳은 사람인지 그른 사람인지,

여유가 있는지 없는지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타이밍에 관한 것입니다."


집중호우가 내리는 저녁에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쓰다 보니

그때가 아니었으면

올해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삶에 있어

타이밍은 참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어쩌면 어떤 일에서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란

하느님이 주시는 선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꽃의 기도/이해인


겸손으로 내려앉아

고요히 위로 오르며

피어나게 하소서


신령한 물 위에서

문을 닫고

여는 법을 알게 하소서


언제라도

자비심 잃지 않고

온 세상을 끌어안는

둥근 빛이 되게 하소서


죽음을 넘어서는 신비로

온 우주에 향기를 퍼트리는

넓은 빛 고운 빛 되게 하소서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80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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