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6

인동꽃

by 박용기


매년 같은 꽃들을 사진에 담지만

한 번도 똑같은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늘 조금씩 달라지는 꽃의 모습

늘 조금씩 달라지는 저의 시선이 함께하여

늘 조금씩 다른 사진을 만들어냅니다.


늘 비슷한 것 같은 우리의 일상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마 무언가 조금씩 다른 구석이 있을 것입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잘 살아남아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는 인동초는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살아남는

끈질김의 상징일 것입니다.


항상 그 자리에서

사계절을 지내면서도

철이 되면 어김없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인동초.


비 속에서 우연히

인동꽃을 발견하고

사진에 담는 일도

반복되는 삶의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의 하나입니다.



인동꽃/ 오옥섭


감아오를 나무가 없으면

땅 위를 멀리 뻗기라도 하지

긴 줄기 세상을 휘어 감지도 못하면서

또아리 틀며 제 주변만 뱅뱅 돌고 있다


자연을 학대한 만물의 영장

부끄러움 끝이 없고

제 살로 만든 욕망의 껍질에

각질 털어내듯 몰래 벗으며 꽃향기 따라

산에서 집으로 집에서 산으로

근처만 뱅뱅 도는 일상이다


발길 뜸 해진 계절의 길목

손 뻗고 마음 뻗어도 잡아 주는 이 없는

불안한 공포 코로나바이러스

어제의 어제가 그리움이다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은 저 봄날

벌써 유월의 산 어귀에

인동꽃 향기 그윽함이다


(출처: 당진신문)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4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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