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9

연잎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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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의 또 하나의 매력은

넓은 연잎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연잎에 맺힌 빗방울이 굴러들어

안쪽에 작은 호수를 만듭니다.


그 호수에는

하늘도 담기고,

싱그런 녹색의 연잎빛도 담기고

때로는 연꽃의 분홍빛도 담깁니다.


마음속에 이렇게

투명하고 맑고 고운

호수를 하나씩 가진다면

세상은 참 아름다운 천국이 되겠지요.


적어도 비 내리는 날만이라도......





연꽃이었다 /신석정


그 사람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이다

내가 사는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


눈빛 맑아,

호수처럼 푸르고 고요해서

그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침나절 연잎 위,

이슬방울 굵게 맺혔다가

물 위로 굴러 떨어지듯, 나는

때때로 자맥질하거나

수시로 부서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삶의 궤도는, 억겁을 돌아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수없이, 수도없이


그저 그런, 내가

그 깊고도 깊은 물 속을

얼만큼 더 바라볼 수 있을런지

그 생각만으로도 아리다

그 하나만으로도 아프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50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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