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이별을 준비하는 계절
여름의 무더위 속에 피어
가을이 시작되는 뜨락에도 남아있는 백일홍도
오래지 않아 찬서리가 내리면 시들면서
이별을 고할 것입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누군가에게 작은 즐거움이라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일 것입니다.
가을이 조금씩 깊이를 더해갑니다.
백일홍과 나비/ 황명자
한때 폭우가 휩쓸고 가는 동안
나비 떼들은 가까운 숲에서
날개를 쉬고 있었던 걸까
비 그치자 벌 떼처럼 백일홍 꽃밭으로
날아든다 언제 또 비가 올지 모르니
부지런히 먹어 두자,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천적이 다가가도 사람이 다가가도 관심 밖이다
은점표범나비, 호랑나비가 득세를 하는
꽃밭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셔터를 누르며
가까이 다가가 신기한 맘에 손내밀어보기도 한다
백일홍은 곧 수분을 마치고
운명을 다할 기로에 놓였음에도 한없이
고운 몸짓으로 바람에 나부끼다가
마지막 배웅하는 손짓처럼
몸을 흔들어 나비를 날려 보낸다
이별이 저리 아름다웠던가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한 꽃밭이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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