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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의 사진공감 2021
쉼, 제주-10
by
박용기
Sep 17. 2020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털머위들이
노란 꽃을 피울 날을 기다리며
길가에 늘어서 있을 뿐,
늦여름의 둘레길에는
꽃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간간이 보이는 꽃은
나무 사이로 아무렇게나 덩굴을 뻗고
흰 꽃을 피우는 으아리였습니다.
그것도 이제는 끝물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늦여름의 이 시간은
모든 건 다 제 철이 있어
때로는 그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또 그 시간이 지나면 스러져 간다는
자연의 섭리를 깨닫게 해 줍니다.
*
으아리꽃/ 송연우
흙빛 거슬거슬한
손등의 실핏줄 같은 줄기
생명을 끌어올리는
저 오묘한 길
몸 마디마디 아릿한 자리
달빛으로 피는 꽃
봄볕에 거나하게
하늘만 쳐다보더니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쫙 펴고 있다 하얀 날개
나비와 벌
눈부신 감동을 감추지 못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내 한나절 심란하게 흔들리는데
흔들리는 힘으로 살아온
손바닥만한 근성
몰래 가슴에 심어놓고
먹구름장 일상의 사이사이
일인 듯 또 무심히 꺼내어본다
*
#쉼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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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아침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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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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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
맛있다, 과학 때문에
저자
청연(靑涓), 사진과 글로 공감하고 싶은 과학자, 과학칼럼니스트, 꽃 사진 사진작가, 포토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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