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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10. 2020

Poetic autumn-8

가을 나무

Poetic autumn-8, 가을 나무
제천 의림지의 벚나무가
곱게 가을 옷을 차려입었다.



오래된 저수지만큼의 

세월을 지내오지는 않았겠지만,

제법 연륜이 있어 보이는 물가의 벚나무 한 그루.


아마 봄이면

화사한 벚꽃을 가득 피운  후

봄바람에 연분홍 꽃비를 흩뿌렸을 것이다.


이제 또 한 해의 나이를 보태며

지나간 날 수를 세 듯

가을 잎을 하나씩 떨군 

연못의 전설처럼

전설이 되어갈 것이다.


탁발승에게 구두쇠 시아버지 몰래

쌀 한 바가지를 시주했던

마음 착한 며느리처럼,

따뜻하고 넉넉한 느낌의 가을 나무가

내리는 가을날을

아름다운 서정시로 물들이는 가을날


가을 나무가 들려주는 

가을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랐지만

법도에 넘지 않았다는

종심(從心)의 마음을 배운다.




가을 나무/ 김덕성


가을 나무를 본다

잎사귀 한 잎이 따뜻한 품을 떠나

바람에 나부끼며 떠난다


있는 그대로

구김 없이 의젓한 자세로

한 자리만 고집하며 늠름하게 서서

숱한 강풍에도 이겨내며

살아가는 나무


생명처럼 아끼며

따뜻하게 품고 살아오던 잎사귀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였는데

아쉽게 길 떠나고


보내는 마음 얼마나 아플까

허나 아랑곳없이 보내는 나무

그 고운 가을 나무의 마음

난 그 마음을 배운다




#시적인_가을 #poetic_autumn #가을_나무 #벚나무 #제천_의림지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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