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 autumn-8

가을 나무

by 박용기
Poetic autumn-8, 가을 나무
제천 의림지의 벚나무가
곱게 가을 옷을 차려입었다.



오래된 저수지만큼의

세월을 지내오지는 않았겠지만,

제법 연륜이 있어 보이는 물가의 벚나무 한 그루.


아마 봄이면

화사한 벚꽃을 가득 피운 후

봄바람에 연분홍 꽃비를 흩뿌렸을 것이다.


이제 또 한 해의 나이를 보태며

지나간 날 수를 세 듯

가을 잎을 하나씩 떨군

연못의 전설처럼

전설이 되어갈 것이다.


탁발승에게 구두쇠 시아버지 몰래

쌀 한 바가지를 시주했던

마음 착한 며느리처럼,

따뜻하고 넉넉한 느낌의 가을 나무가

비 내리는 가을날을

아름다운 서정시로 물들이는 가을날


가을 나무가 들려주는

가을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랐지만

법도에 넘지 않았다는

종심(從心)의 마음을 배운다.




가을 나무/ 김덕성


가을 나무를 본다

잎사귀 한 잎이 따뜻한 품을 떠나

바람에 나부끼며 떠난다


있는 그대로

구김 없이 의젓한 자세로

한 자리만 고집하며 늠름하게 서서

숱한 강풍에도 이겨내며

살아가는 나무


생명처럼 아끼며

따뜻하게 품고 살아오던 잎사귀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였는데

아쉽게 길 떠나고


보내는 마음 얼마나 아플까

허나 아랑곳없이 보내는 나무

그 고운 가을 나무의 마음

난 그 마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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