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떠난 자리-5

사위질빵 씨

by 박용기


이제 겨울로 깊이 들어가는 계절에

가을이 떠난 자리에

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한겨울에 피어난

사위질빵의 겨울꽃 속에서

봄을 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봄빛 속으로

언젠가 날아가 생명의 싹을 틔울

사위질빵의 씨앗들을 응원합니다.


일 년 중 가장 밤이 길고

이 겨울 중 가장 추운 동지 무렵에

앞으로 올 봄을 생각하는 건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이미 저 씨앗 속에는

봄이 들어 있으니까요.



봄을 기다리는 마음/ 신석청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철인데도

봉은 우리 고운 핏출을 타고 오고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피는 봉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철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50mm, ƒ/3.5, 1/80s, ISO 200


#가을이_떠난_자리 #사위질빵_씨앗 #겨울꽃 #씨앗_속에_담긴_봄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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