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 autumn-15, 가을 잎 하나가을 잎 하나
젊은 날 은빛으로 빛나던 은단풍 하나
어느새 세월이 스쳐 지나간 자리가
휑하게 뚫린 채
늦가을 낙엽이 되었다
텅 빈 가슴으론
차마 떠나지 못해
젖은 낙엽은
창문을 두드린다
차가운 늦가을 빗방울은
빈 가슴속 깊이 스며들고
애절함은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어
이 가을
내 사진 속에
고이 담긴다
세월 흐른 자국이 그물처럼
추억을 건져내는
가을 잎 하나가
어쩌면 내 마음 같아
마른 잎 버리지 못하고
책상 위에 간직해 둔다.
가을에1 / 기형도
잎 진 빈 가지에
이제는 무엇이 매달려 있나.
밤이면 유령처럼
벌레 소리여.
네가 내 슬픔을 대신 울어줄까.
내 음성을 만들어줄까.
잠들지 못해 여윈 이 가슴엔
밤새 네 울음 소리에 할퀴운 자국.
홀로 된 아픔을 아는가.
우수수 떨어지는 노을에도 소스라쳐
멍든 가슴에서 주르르르
네 소리.
잎 진 빈 가지에
내가 매달려 울어볼까.
찬바람에 떨어지고
땅에 부딪혀 부서질지라도
내가 죽으면
내 이름을 위하여 빈 가지가 흔들리면
네 울음에 섞이어 긴 밤을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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